[메트로 현장]건천 성내천이 다시 태어났다

  • 입력 2004년 5월 14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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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같은 하천으로 탈바꿈성내천 살리기 공사에 들어가기 전(위쪽)과 후의 모습. 성내천은 콘크리트 바닥이 드러나는 건천이었으나 조경석을 깔고 한강 물을 끌어오면서 살아있는 하천으로 탈바꿈했다. -사진제공 송파구
계곡같은 하천으로 탈바꿈
성내천 살리기 공사에 들어가기 전(위쪽)과 후의 모습. 성내천은 콘크리트 바닥이 드러나는 건천이었으나 조경석을 깔고 한강 물을 끌어오면서 살아있는 하천으로 탈바꿈했다. -사진제공 송파구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마천동 성내1교 앞 성내천.

인공폭포에서 시원하게 물이 쏟아져 내리고 하천에는 잉어들이 줄지어 헤엄을 치고 있었다. 산책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의 표정이 마냥 밝기만 했다.

대규모 정비공사를 통해 거듭난 성내천의 요즘 풍경이다.

▽악취 나는 건천에서 자연하천으로=성내천은 마천동∼올림픽공원∼한강으로 이어지는 총 5.1km 구간.

물이 없는 건천인 데다 곳곳에 쓰레기가 방치돼 버려진 하천이었다.

비가 내리면 하수와 섞여 악취를 풍겼고 이 때문에 지역 주민의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송파구가 37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2월부터 성내천 살리기 작업에 들어가면서 이 하천은 새롭게 태어났다.

하천 바닥과 벽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조경석과 흙으로 조성했다. 주변에 꽃과 나무를 심어 계곡 같은 분위기로 꾸몄다.

김기석씨(35·회사원)는 “예전에는 쓰레기와 해충이 가득한 곳이어서 인적이 뜸했는데 새로 조성된 성내천에 와 보니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1차로 성내1∼4교 구간(0.7km)을 완공했고 6월 말까지 성내4∼5교 구간(0.4km) 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5년까지 올림픽공원 구간 등 1.5km를 추가로 공사하고 나머지 구간은 보수공사를 할 예정이다.

▽시민을 위한 물놀이터와 산책로=성내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하천 주변의 물놀이터와 자전거길.

송파구는 지난해 지하철5호선 마천역 등에서 나오는 지하수 1200t(1일)을 끌어와 벽천분수(벽 틈으로 물이 흘러나오는 분수)와 폭포로 활용하고 있다.

오금동 ㈜동아종합인쇄 부근의 벽천분수는 성내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 이날도 수십명의 아이가 벌써 여름을 맞은 듯 물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송파구 정종규 치수과장은 “하천 물은 물놀이하기에 부적합해 지하수를 이용한 공간을 만든 것”이라며 “6월 말까지 성내5교 부근에 물놀이터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강과 탄천으로 이어지는 성내천 자전거길에는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구는 10월까지 패밀리 아파트 뒷길∼문정동 가로공원∼성내4교 2.65km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다.

이유택 송파구청장은 “성내천은 2005년 9월 완공 예정인 청계천과 함께 한강물을 이용한 하천”이라며 “삭막한 도심에서 자연을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서울의 명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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