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김수길/公교육에도 ‘경쟁’ 도입을

  • 입력 2003년 12월 15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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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지금 한국의 공교육은 대다수 교사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30년 된 고교 평준화제는 학력의 하향평준화와 사교육비 증대를 초래했다. 상위권 30%는 학교수업이 너무 쉬워서, 하위 30%는 너무 어려워서 학교 학습에 흥미를 잃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올려준다는 유명 학원이 집중된 서울 강남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려 들어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평준화제도의 폐지와 경쟁 원리의 도입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워줘야 교육의 질적 개선과 학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학교선택권을 주고, 미국처럼 우수한 인재들은 과감히 월반시키는 등 영재교육도 개방해야 한다. 빌 게이츠 같은 한 명의 천재가 수많은 실업자를 먹여 살리는 힘을 발휘하는 현실이 교육의 본질이 창의성에 있음을 증명한다.

일본 도쿄는 올해부터 평준화를 폐지해 학생들에게 학교선택권을 주는 등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명문학교 살리기 운동도 펴고 있다. 영국의 경우 매년 2만5000개의 학교 순위를 발표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리는 것은 보충수업을 받기 위해서다. 학생들이 학원에 가지 않고 학교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보충수업을 흡수해야 한다. 학교가 수능시험 성적을 학원보다 더 향상시킬 수 있고 학원과외보다 학교보충수업이 더 내실 있고 교수방법이 월등하다면 비싼 수강료를 내고 학생들이 학원에 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수학능력시험도 중립적 국가고시기구를 만들어 미국의 대학수학능력평가(SAT)와 같이 장기적으로 변함없는 시험제도를 마련해야 수험생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

평준화는 교육받을 기회의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어야 한다. 학생 개개인의 능력 차이를 무시하는 획일적 평등이라면 교육의 미래는 암담하다. 교육인적자원부나 교육청은 정책 개발에 전념하고 일선 교사는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체제로 이행해야 한다. 교육부는 21세기 경제 과학 기술 분야에 필요한 인재 발굴을 위해 인재 선발에서부터 양성에 이르기까지 경쟁력 있는 교육 체제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김수길 부산 선화여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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