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집착한 도시재생, 성공 어려워… 시민들 삶이 어떻게 변할지 보여줘야”

천호성 기자 입력 2017-09-20 03:00수정 2017-09-20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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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으로 국가경쟁력 UP]15년째 도시재생 모리 도야마시장
“숫자에 집착한 도시재생은 실패합니다.”

15년째 도야마시의 도시 재생을 이끌고 있는 모리 마사시 시장(사진)은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한국처럼 ‘50조 원 투자’ 등의 거대 공약을 앞세우기보다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재생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게 먼저라는 의미다.

2002년 처음 시장에 당선된 그는 일본 지방자치단체장 중 손꼽히는 지한파(知韓派)다. 시청 홈페이지 프로필에 특기를 ‘한국어 회화’로 소개할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은 그는 한국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모리 시장은 도야마 도시재생의 원동력으로 ‘실현 가능한 비전’을 꼽았다. 도심순환 경전철(LRT) 구축, 교통로 중심의 주거지 정비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면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과 시민의 지지를 얻어냈다는 것이다. 그는 “도시재생 이후 시민들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를 상세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행정 당국이 국제적인 성공 사례와 시민들의 생활양식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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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의 지속성과 일관성도 강조했다. 모리 시장은 “정치 지도자가 바뀐다고 해서 전임자의 방향을 없던 일로 해버린다면 도시재생이 결실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임기가 5년 단임인 한국에서는 단기간에 국책 사업의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할 수 있지만 다음 세대에도 물려줄 도시재생을 설계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대해서는 “공약보다는 실천이 먼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50조 원 투자’, ‘500개 사업지’ 등 막연한 수치를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강조할 필요는 없다”며 “100점 만점에 10점짜리 성과라도 우선 만들어내면서 주민들에게 실현 의지를 보여주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모리 시장은 또 “도시재생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팁(tip)도 제시했다. 주택·교통로 등 ‘하드웨어’ 개발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도야마에는 LRT 외에도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원 ‘픽업’ 서비스, 빈곤층 학생에 대한 무상 교육 등 ‘유니크’한 복지제도가 많다”며 “이 모든 것이 ‘온 가족이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도야마=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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