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풀고 지자체-상인 협력… 325곳 동시개발 프로젝트

장원재특파원 입력 2017-09-19 03:00수정 2017-09-19 15:1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도시재생으로 국가경쟁력 UP]<2> 日, 민관 손잡고 ‘도쿄 대개조’ 15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의 쇼핑 1번지 긴자(銀座)의 긴자식스. 천장에는 흰 바탕에 붉은색 점이 뿌려진 거대한 호박 모양의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을 대표하는 예술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이다. 이를 중심으로 지그재그로 배치된 에스컬레이터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올 4월 문을 연 긴자식스는 지하 6층, 지상 13층의 긴자 최대 복합시설. 상업시설 면적이 4만7000m²에 달한다. 긴자 최초의 백화점 마쓰자카야가 있던 자리를 개발했는데 건물 한가운데를 도로가 관통하는 방식으로 두 블록을 이은 뒤 위에 건물을 올렸다. 긴자에서 유례없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옥상 정원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50년 동안 긴자를 봐 왔는데 긴자식스 개장 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 도쿄 변신의 상징, 긴자식스

개발 계획이 추진된 것은 2003년부터다. 당시 롯폰기힐스를 개발한 모리빌딩과 마쓰자카야 백화점이 머리를 맞대고 높이 190m 초고층 빌딩을 짓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역 상인들과 3년 동안의 논의를 거치며 높이가 56m로 낮아졌다. 공사비 861억 엔(약 8800억 원·땅값 제외)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 금융 경험이 많은 스미토모상사가 합류했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계열 투자회사도 힘을 합쳤다. 정부는 도시재생특별지구로 지정해 용적률 혜택을 줬고, 지방자치단체는 공사비 일부를 보조했다.

주요기사
민관의 노력으로 ‘긴자의 새 얼굴’이 만들어진 것이다. 개장식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참석해 “긴자가 본래 갖고 있던 힘이 발휘된 결과”라는 축사를 했다.

최근 도쿄는 곳곳에서 도시재생 붐이 일면서 ‘도시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0년대 초 버블이 붕괴하면서 침체됐던 건설 경기가 2020년 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964년 도쿄 올림픽 즈음에 만들어졌던 도심 건물이 노후화되면서 중심부를 대거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띤다.

도쿄의 상징인 도쿄역 앞에서는 미쓰비시지쇼(三菱地所)가 높이 390m의 일본 최고층 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에는 2023년까지 54층, 45층 빌딩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들 건물이 모두 완공되면 거리 모습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 도시재생 효과로 땅값도 들썩

10개의 지하철 노선이 만나는 시부야(澁谷)는 도큐(東急)부동산을 중심으로 2027년까지 대규모 개발계획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역에서 보면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건설 현장이 보일 정도다.

최고 시속 600km인 리니어 신칸센의 출발점인 시나가와(品川)역 인근에선 JR히가시니혼(東日本) 등에 의한 대규모 개발 계획이 진행 중이다. 신주쿠(新宿)에선 일본 최고층 맨션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닛케이BP의 집계에 따르면 도쿄 내에서 2014∼2020년 1만 m² 이상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곳이 325곳에 달한다.

정부도 도시재생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12년 말 집권한 아베 총리는 2014년 국가전략특구 제도를 만들고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을 ‘국제 비즈니스 혁신 거점’으로 지정했다. 도시재생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규제를 완화해 지난해 2월까지 42개 사업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이를 통해 2조4500억 엔(약 25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완화 정책으로 풍부해진 유동성과 급증하는 관광객도 도시재생 붐의 순풍이 되고 있다. 2012년 840만 명이던 방일 관광객은 지난해 24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4000만 명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도시재생으로 인해 장기 침체에 빠졌던 도쿄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땅값이 가장 비싼 도쿄 긴자 규쿄도(鳩居堂) 매장 앞의 올해 공시지가는 m²당 4032만 엔(약 4억1100만 원)으로, 버블이 최고점이던 1992년을 넘어섰다. 긴자식스 개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6%나 올랐다. 도쿄 전체적으로도 관광명소를 중심으로 땅값이 3.2%나 올랐다. 이 때문에 ‘버블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올 정도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도시재생#도쿄 대개조#일본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