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옌볜 조선족 자치주 60돌]“한반도 비핵화 위해 北 핵무기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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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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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기 前 정협 부주석 인터뷰

“한반도는 비핵화돼야 한다. 조선은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 한국은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도입해서는 안 된다.”

한중 수교 20주년과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설립 60주년을 맞아 지난달 31일 조남기(趙南起·85·사진)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정협) 부주석을 옌지(延吉)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6·25전쟁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맏아들과 함께 방을 썼다고 들었는데….

“전쟁 초기 펑더화이(彭德懷) 지원군 사령관의 조선어 통역 및 연락병이었다. 당시 마오 주석의 맏아들 마오안잉(毛岸英)과 같은 방을 썼다. 안잉은 다정다감했고 주석의 아들인 체도 하지 않았다. 그는 미군 폭격기의 폭격을 받고 사망했다.”

―동생을 찾다가 한국의 간첩이라는 누명을 썼다고 들었다.

“동생은 광복(1945년) 직후 할아버지를 따라 충북 고향으로 돌아갔다. 1979년 동아일보 홍콩 특파원은 내가 옌볜 자치주 서기라는 기사를 실었다. 동생이 이를 보고 특파원에게 연락했고 특파원은 형이 맞는지 문의하는 편지를 나에게 보냈다. 동생은 또 1980년 KBS의 ‘이산가족 찾기’ 방송에서 나를 찾기도 했다. 30년 넘게 서로 생사를 몰랐다. 동생이 몹시 그리웠지만 신분이 신분인지라 연락을 하지 않았다. 1987년 총후근부(군수병참장비 최고사령부) 부장 진급을 앞에 둔 시점에 이 일을 빌미로 나를 ‘한국 간첩’이라고 고발하는 투서가 나왔다. 철저한 조사 끝에 누명을 벗었다. 동생과는 2000년 한국 방문 때 처음 만났다.”

―중국 조선족 사회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수십 년 동안 인구가 줄고 있다. 조선족이 아이를 더 많이 낳도록 전방위적으로 장려하는 정책이 곧 시행된다. 현재 2명이지만 3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각종 혜택을 줄 것이다.”

―한국 정부에 하고픈 말은….

“한국이 조선족에게 국적 취득을 허용하면서 조선족 인구 감소에 주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되 국적 취득을 허용하는 것은 더욱 신중히 해야 한다. 중국과 한국은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한중 관계가 더 나아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한국이 미국과 중국 모두에 우호적이고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옌지=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조선족#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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