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근 교수와 함께 수학의 고향을 찾아서]<4>유클리드 ‘가장 편안한 황금비율은 1:1.618’도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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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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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 조각-와이드TV등에 적용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 ‘평행하는 두 직선은 만나지 않는다.’

유클리드가 기원전 3세기경에 집필한 ‘기하학 원론’에 있는 명제들 중 일부다. 초중학교 시절 누구나 배우는 기하학의 기초적인 내용들이다. 하지만 당시엔 이런 명제는 기초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것들이었다.

유클리드는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 수학자 탈레스가 수학의 한 분야로 기하학을 시작한 이후 피타고라스, 플라톤, 에우독소스 등이 증명한 내용들을 집대성했다.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도보다 크거나 작다는 등 면(面)을 추상화해 다양성을 추구한 ‘비(非)유클리드 기하학’은 19세기에나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13권으로 된 ‘원론’은 증명이 필요 없을 만큼 자명한 5개의 공준(公準)과 5개의 공리(公理)를 토대로 한 명제 465개를 증명했다. ‘두 점을 잇는 직선은 하나’ ‘평행하는 두 직선은 만나지 않는다’ 등이 공준에 포함된다.

‘원론’ 1권에서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기하학적으로 증명해 보이는 등 1∼6권은 평면 기하학을 다룬다. 7∼9권은 자연수 체계 등 수(數) 이론, 10권은 무리수, 11∼13권은 입체 기하학을 소개했다,

요즘에는 간단하게 수식(대수학 공식)을 이용해 풀 수 있는 것들도 도형을 이용해 설명한 것도 원론의 주요한 특징이다.

특히 6권에서는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가 ‘신이 만든 자연의 예술품’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황금비율도 나온다. 황금비율은 인간의 눈을 가장 편안하게 하는 두 길이 간의 비율로 1 대 1.618이다. 황금비율이라는 용어 자체는 14세기 르네상스시대에 등장하지만 유클리드는 피라미드 등에 이 같은 비율이 적용됐다며 기하학적 계산을 통해 이 비율을 소개했다. 밀로의 비너스 조각상도 배꼽을 기준으로 상반신 대 하반신 길이가 1 대 1.618로 만들어진 황금비율의 전형이다. 직사각형에선 가로 대 세로의 비율로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전면에 적용됐다.

황금비율의 현대적 정의는 ‘긴 부분과 짧은 부분의 길이의 비가 전체와 긴 부분의 길이의 비와 같다’는 것이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1.618 대 1=2.618 대 1.618’에 해당한다. 최신 전자제품인 와이드 TV에는 16 대 9, 15 대 9, 16 대 10 등의 비율이 사용되는데 이는 황금비율의 근삿값에 해당한다.

알렉산드리아=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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