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토리노 수의, 14세기 제작된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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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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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사학자 “당시 예수 수의 위조품 40개 있었다”

예수의 시신을 감쌌던 수의라고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를 찍은 사진의 음화(감광액을 발라 현상한 것). 길이 4.36m, 폭 1.2m의 아마 천으로 예수처럼 보이는 남성의 형상이 또렷하게 보인다. 동아일보DB
예수의 시신을 감쌌던 수의라고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를 찍은 사진의 음화(감광액을 발라 현상한 것). 길이 4.36m, 폭 1.2m의 아마 천으로 예수처럼 보이는 남성의 형상이 또렷하게 보인다. 동아일보DB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된 뒤 시신을 감쌌던 수의로 알려져 진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토리노의 수의’가 중세 때 만들어진 가짜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교회 사학자 안토니오 롬바티 교수(포폴라레대)는 “토리노 수의는 수세기 동안 예수의 것으로 숭상받아 왔지만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한 지 1300년가랑 흐른 뒤인 14세기경 터키에서 만들어진 가짜”라며 “토리노의 수의는 중세 기독교 국가들에서 유포됐던 수많은 수의 가운데 하나일 뿐으로 당시에는 이런 유의 수의가 40개나 있었다”고 발표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10일 보도했다. 롬바티 교수는 “대다수 수의는 프랑스 대혁명 때 파손됐다”며 “이들 중 일부에는 어떤 형상이 그려져 있었고 일부는 혈흔과 비슷한 얼룩도 있었지만 나머지는 순백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옥스퍼드대에서 1988년 실시한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실험에서도 토리노의 수의는 1260∼1390년에 제작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1898년 이탈리아 사진가 세콘도 피아가 왕의 허락으로 이 수의를 촬영했다가 촬영 원판에 칼로 찔리거나 고문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알몸 상태로 수염이 난 남자의 앞모습과 뒷모습 형상이 나타나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수의가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은 예수의 형상이라고 주장했다. 수의를 보관하고 있는 이탈리아 토리노성당이 2010년 44일간 공개했을 때 무려 213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한편 바티칸 당국은 수의가 진품인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없으며 과학자들에 한해 실험용 샘플을 제공해 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토리노 수의#위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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