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이란 “유로축구, 여자는 보지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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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사고칠 우려” 공공장소서 시청 금지

이란 여성들은 현재 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를 공공장소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바흐만 카르가르 이란 경찰청 차장은 10일(현지 시간) “남녀가 함께 극장에서 축구를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여성의 공공장소 축구 관람 금지안을 공표했다고 이란 반관영 뉴스통신 ISNA가 보도했다. 여성들은 유로 2012를 비롯한 축구 경기 중계를 집에서 TV로만 봐야 한다는 얘기다. 카르가르 차장은 “남성들은 축구를 보다 흥분하고, 때로 상스러운 욕과 함께 음탕한 농담을 하기도 한다. 남성들과 함께 축구를 보는 것은 여성의 품위에 어긋난다. 이란 여성들은 이런 금지 조치를 취한 경찰에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 열기가 뜨거운 이란은 현재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열리고 있는 유로 2012 경기를 국영TV로 생중계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1년 아시안컵 이후 대형 스크린을 갖춘 극장이 남녀 커플과 가족들의 축구 시청 명소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란의 강경파 정부 관계자나 종교인들이 남녀가 영화관에서 함께 어울리는 데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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