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은 지금]결혼식 폭증한 빼빼로데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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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 뜻하는 1이 6번 겹친 날… “솔로 탈출”

한국에서 흔히 ‘빼빼로 데이’로 부르는 11월 11일. 중국 젊은이들은 이날을 광군제(光棍節)라고 한다. 광군은 원래 총각을 뜻했지만 지금은 남녀를 불문하고 독신자를 일컫는다. 혼자를 뜻하는 ‘1’자가 4개 있으니 이날은 1년에 한 번 있는 ‘솔로의 날’로 통한다.

광군제는 1990년대 난징(南京)의 대학가에서 시작됐다. 숫자의 의미를 따지기 좋아하는 중국인 특유의 풍습과 무관치 않다. 한국처럼 기다란 초콜릿 과자를 주고받지는 않고 친구들과 모여 술을 마신다. 젊은이들은 ‘1’자가 두 개인 1월 1일은 샤오(小)광군제, 1월 11일과 11월 1일은 ‘1’자가 3개여서 ‘중(中)광군제’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올해 광군제는 특별히 선군제(神棍節)라고 해서 요란했다. 100년에 딱 한 번 ‘1’이 6개(2011년 11월 11일)나 들어있는 신비로운 날이라는 것이다.

광군제라고 해서 독신생활을 자축하는 건 아니다. 이날을 계기로 탈(脫)솔로를 모색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11일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베이징 시에 신고한 예비부부가 3000쌍에 이른다고 한다. 결혼식을 한 뒤 신고를 하는 부부도 있기 때문에 최대 길일인 7월 7일(음력·작년 기준 4200쌍 결혼)보다 많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젊은이들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건 기업들의 마케팅이다.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는 지난달 하순부터 시내 곳곳에 ‘50% 세일’이라는 광고문을 붙여 놓았다. 지난해 광군제 때 타오바오의 하루 매출은 20억 위안(약 3550억 원)으로 평소의 2배로 뛰었다. 상하이 지하철도 이날 11호선에 차량번호 1111호를 투입한 것은 물론이고 승객들이 타고 내릴 때 ‘행복한 광군제 보내세요’라는 인사말을 내보냈다.

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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