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흔히 ‘빼빼로 데이’로 부르는 11월 11일. 중국 젊은이들은 이날을 광군제(光棍節)라고 한다. 광군은 원래 총각을 뜻했지만 지금은 남녀를 불문하고 독신자를 일컫는다. 혼자를 뜻하는 ‘1’자가 4개 있으니 이날은 1년에 한 번 있는 ‘솔로의 날’로 통한다.
광군제는 1990년대 난징(南京)의 대학가에서 시작됐다. 숫자의 의미를 따지기 좋아하는 중국인 특유의 풍습과 무관치 않다. 한국처럼 기다란 초콜릿 과자를 주고받지는 않고 친구들과 모여 술을 마신다. 젊은이들은 ‘1’자가 두 개인 1월 1일은 샤오(小)광군제, 1월 11일과 11월 1일은 ‘1’자가 3개여서 ‘중(中)광군제’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올해 광군제는 특별히 선군제(神棍節)라고 해서 요란했다. 100년에 딱 한 번 ‘1’이 6개(2011년 11월 11일)나 들어있는 신비로운 날이라는 것이다.
광군제라고 해서 독신생활을 자축하는 건 아니다. 이날을 계기로 탈(脫)솔로를 모색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11일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베이징 시에 신고한 예비부부가 3000쌍에 이른다고 한다. 결혼식을 한 뒤 신고를 하는 부부도 있기 때문에 최대 길일인 7월 7일(음력·작년 기준 4200쌍 결혼)보다 많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젊은이들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건 기업들의 마케팅이다.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는 지난달 하순부터 시내 곳곳에 ‘50% 세일’이라는 광고문을 붙여 놓았다. 지난해 광군제 때 타오바오의 하루 매출은 20억 위안(약 3550억 원)으로 평소의 2배로 뛰었다. 상하이 지하철도 이날 11호선에 차량번호 1111호를 투입한 것은 물론이고 승객들이 타고 내릴 때 ‘행복한 광군제 보내세요’라는 인사말을 내보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