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조정 가능성 커… 하락기 급매물 노릴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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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코칭 투자의 맥]<4> 서울 강남권 아파트 투자

《 ‘강남불패(江南不敗).’ ‘서울 강남 집값은 전국적인 주택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오른다’는 뜻의 이 신조어는 최근 2, 3년 동안 부동산 시장의 격언으로 자리 잡았다.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5∼2017년 강남4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15.7%로 전국(6.8%)은 물론 서울 평균(15.3%)을 웃돌았다. 올 들어서도 1월에만 3.2%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막상 투자에 나서려 해도 쉽게 결심이 서지 않는다. 이미 가격이 많이 뛴 데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규제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강남 아파트를 구입할 적기(適期)는 언제일지, 아직 저평가된 단지가 있다면 어디인지, 동아일보가 전문가 3인에게 물었다. 》

○ 역세권 소형 추가 상승 여력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
연일 활황세를 이어가던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이달 들어 미묘하게 바뀌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와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규제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의지는 여전히 강하고, 대출금리는 오른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는 하반기(7∼12월)부터는 수요자들의 자금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DSR 적용을 받으면 대출을 받을 때 원리금에 기존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자동차 할부 등 모든 대출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강남구 압구정동, 대치동 등 인기 주거지의 오름세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인 초기 단계 재건축에서는 한동안 가격 조정이 예상된다. 추격 매수를 할 필요가 없다.

반면 전월세 수요가 많은 지하철 역세권 소형 아파트들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주변에 재건축 이주가 있어 임대료가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2008년경에 지어진 송파구 잠실동 일대 단지들이 대표적이다. 향후 신천동 등에서 발생할 재건축 이주 수요를 흡수할 만한 지역이다.

시야를 강남 인접 지역으로 넓히면 동작구 흑석동도 비슷한 입지 여건을 갖췄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등의 이주가 시작되면 전월세 수요가 크게 늘어날 곳이다. 주변 뉴타운 재개발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흑석동 한강현대, 명수대현대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 개포-반포 재건축 여전히 매력

양지영 R&C연구소장
양지영 R&C연구소장
5년 이상 긴 호흡으로 투자할 여력이 있는 수요자라면 강남권 아파트는 언제든 매력적인 선택지다. 강남은 서울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입지 여건을 갖춘 지역이다. 학군, 교통 여건, 업무지구 접근성 등이 뛰어나 불황에도 대기 수요가 있다. 강남 집값은 대내외 변수로 일시적으로는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다.

그중에서도 강남구 개포동, 서초구 반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장기적으로 여전히 시세 상승 여력이 크다. 이 지역에서는 최근 일반분양에 나선 단지들 대부분이 ‘완판’을 이어갔다. 그만큼 재건축 사업성이 높다는 뜻이다.

개포동에서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인 개포주공 5·6·7단지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 단지는 재건축조합이 설립되기 전이어서 매매가 가능하고, 매물도 비교적 많이 나와 있다. 반포동에서는 지난해 추진위원회가 세워진 삼호가든맨션5차의 입지 여건이 초기 단계 재건축 중에서도 뛰어나다. 이 외에도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1·2·3차가 최근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추진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노른자 입지’로 꼽히는 이들 아파트 역시 올해는 가격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워낙 큰 데다,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시장의 피로감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당장에 강남권에서 내 집 마련을 해야 할 수요자가 아니라면 여유를 갖고 하락기에 나올 급매물을 기다리길 권한다.

○ 단기투자라면 올해는 피하라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장기간 실거주할 목적이라면 올해 강남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강남권에 진입하려는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고, 장기적으로 여전히 가격 상승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규제 여파로 가격 조정 가능성이 큰 상반기(1∼6월)보다는 하반기 매수를 추천한다.

투자 지역으로는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 중에서도 개발 호재가 많은 송파구 잠실동 일대가 유망해 보인다. 신천동 파크리오의 경우 잠실에 인접한 약 7000채 규모 대단지이면서도 시세는 잠실동 신축 아파트들보다 저렴하다. 준공된 지 아직 10년이 안 됐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올해 12월 입주할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의 분양권도 노려볼 만하다. 아직 분양가 대비 수억 원의 웃돈(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지만, 약 1만 채의 매머드급 단지가 한 번에 완공되는 만큼 입주 시기가 다가올수록 시세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전용면적 85m² 이하를 매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인구가 감소하고 1, 2인 가구는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주택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보려는 투자자라면 올해는 강남 아파트를 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 각종 정부 규제가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보유할 상황이 아니라면 이익을 보지 못하고 집을 처분하게 되는 ‘막차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리=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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