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의 트렌드 읽기]인공지능 보안시대가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도둑이나 강도에 익숙해진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사회 기능이 온전치 않은 미발전 국가들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하도 많이 당해서 무감각해진 범죄 사회에서 살고 있다. 바로 사이버 전쟁 시대다.

올 5월 인터파크 고객 1030만 명의 개인 정보가, 한국인들도 즐겨 쓰는 트위터는 6월에 고객 3289만 명의 정보가 도둑질당했다. 또 올 1월부터 6월까지 외교, 안보 관계자 90여 명이 공격을 당해 56명의 정보가 유출되었다. 이런 도둑질은 암시장에서 돈으로 바뀌며 실제로 트위터 고객 정보는 1명당 0.0015센트 정도로 거래된다고 한다.

북한은 2013, 2014년 19차례나 한국전력을 해킹하려 했으며 2015년 12월 우크라이나 전력망은 유럽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을 당해 정전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올 1분기 조사에서 한국은 디도스 공격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받은 나라로 성장(?)했으며 5번째로 많은 디도스 공격의 발신지가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감각해지기까지 한 이 도둑질은 점점 개인의 일상 속으로 깊이 침투하고 있다. 삶이 점점 더 디지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화는 사물인터넷, 바이오 융합, 인공지능 등의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 기술들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가상 세계의 편의에 중독된다. 그러나 공짜 점심은 없다.

해커들이 말하길 어떤 보안 체제도 해킹할 수 있단다. 우리가 보안에 좀 더 민감해져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보안 프로그램을 사는 비용을 아까워해선 안 되며 공짜 동영상, 달콤한 e메일 제목에 유혹당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인공지능이 보안 기술을 선도할 차례가 왔다. 세계 최고 권위의 해킹 대회인 데프콘(DEFCON) 24회 대회에는 14개 인간 참가팀과 함께 인공지능 보안머신인 메이햄이 출전했다. 비록 인공지능이 입상은 못했지만 알파고가 바둑 프로기사를 뛰어넘은 것처럼 인간 해커들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안전도 인공지능에 맡기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사이버 전쟁#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트위터#디도스#인공지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