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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단독]재정안정 외치며 뒤로는 ‘면세’ 늘리는 국회

입력 2015-07-16 03:00업데이트 2015-07-16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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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가계부 내가 챙긴다]
비과세-감면 연장 또는 신설 법안… 여야, 한달새 총 3兆대 9건 발의
추경 재정부담 지적하던 의원들… 총선 의식 선심성 개정 ‘이율배반’
여야 정치권이 최근 한 달여 사이에 비과세·감면 혜택을 연장하거나 신설해 총 3조 원 이상의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집중 발의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이런 ‘세금 깎아주기’ 법안들을 놓고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법 개정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발의된 조세특례제한법 9개 개정안(새누리당 6개, 새정치민주연합 3개)을 분석한 결과 올해 말에 효력이 끝나는 비과세·감면의 기간을 연장하는 조항이 10건, 비과세·감면을 신설하는 조항이 5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가 일몰 연기를 요구한 비과세·감면 규모는 연간 총 2조7518억 원으로 올해 말 일몰이 도래하는 83개 비과세·감면액 4조3358억 원의 63%나 됐다. 새누리당이 1조2930억 원, 새정치연합이 2조3693억 원의 비과세·감면을 요구했으며 이 중 일부는 중복됐다. 또 신설을 요구한 비과세·감면까지 포함하면 총 비과세·감면 규모는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정치권이 이런 법안들을 대거 내놓은 데에는 내년 총선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북 김제시와 완주군이 지역구인 새정치연합 최규성 의원은 지역구가 농어촌인 의원 9명과 함께 농어업용 면세유 일몰 기한을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면세유는 불법 유통 사례가 끊이지 않고 부정 수급 사례가 빈번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세법 정비 대상 1순위’로 꼽히는 항목이다. 또 지역에 택시 회사가 많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은 택시 회사의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을 전액 면제하고 해당 경감분을 택시 운전사에게 지급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신설을 요구한 비과세·감면 법안 5건 중 재정에 얼마나 부담을 줄지 분석한 ‘비용 추계서’를 첨부한 법안은 1건뿐이었다. 이들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비과세·감면 정비로 세수를 확충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의 추경예산안에 대해서는 재정 건전성이 훼손된다고 비판했던 의원들이 정작 자신들은 재정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법안들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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