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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선진국들의 가업상속 세제 혜택은…

입력 2015-07-14 03:00업데이트 2015-07-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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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가계부 내가 챙긴다]
獨 기업재산 85% 과세 제외… 캐나다는 상속-증여세 없애
“조세회피 막고 경제 활성화”
독일은 가업승계에 대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줘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소 우량기업을 키워낸 나라다. 독일 정부는 우선 기업재산의 85%를 상속증여세의 과세 대상에서 특별공제해 주고 있다. 최고 상속세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50%이지만 상속인이 배우자이거나 직계비속이면 30%로 뚝 떨어진다. 연매출 3000억 원 미만인 중소·중견기업만 혜택을 받는 한국의 가업상속 공제 요건과 달리 독일은 기업 규모에 따른 가업상속 공제 제한이 없다. 한국이 공제금액을 200억∼500억 원으로 차등해 적용하는 반면 독일은 공제금액의 한도가 없다.

독일은 가업상속에 관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면서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하도록 인센티브를 설계했다. 가업승계 이후 5년간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그 기간에 지급한 총 임금이 상속 당시의 임금 지급액의 400% 이상이면 상속세를 85% 감면받을 수 있다. 기간이 7년으로 늘면 상속세는 100% 면제된다.

캐나다는 1985년 퀘벡 주를 마지막으로 상속세와 증여세가 완전 폐지됐다. 그 대신 상속재산이나 증여재산에서 자본 이득이 발생한 부분에 한해 자본이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자본이득세로 과세되는 부분은 자본이득의 50%(2012년 기준)다. 상속증여세는 개인이 이미 소득세를 부담하면서 축적한 재산에 대해 다시 세금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이중과세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자본이득세는 소득세 등 과세 후에 증식된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나다는 상속증여세가 폐지된 후 오히려 지역경제가 발전하고 일자리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스웨덴 역시 2005년 상속세와 증여세를 폐지하고 캐나다와 유사하게 자본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스웨덴의 상속증여세 폐지는 조세 회피 유인을 크게 감소시켰다. 그 결과 해외로 유출되던 자본이 자국 내 가족기업으로 유턴해 스웨덴 경제를 활성화시켰다. 가족기업에 대한 투자가 용이해지면서 세금을 둘러싼 불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을 쏟지 않은 채 기업 경영에 전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보다 앞서 경제 성숙기에 진입해 일찌감치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에 힘써온 선진국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가업승계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어야 중소·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고 가계도 안정된다”고 말했다. 임주영 서울시립대 교수 역시 “현행 상속증여세는 지나치게 높은 세율로 인해 조세 회피 및 부정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이 되므로 이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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