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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임대소득 과세, 초기 稅부담 낮춰 자발적 신고 유도를

입력 2015-07-13 03:00업데이트 2015-07-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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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가계부 내가 챙긴다]
과세 기초자료 충분히 확보후 점진적으로 올려야 저항없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하자.’

정부는 앞으로 임대소득에 대해 철저히 세금을 거둬들일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일단 가랑비처럼 부담 없는 수준으로 하되 이를 높은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임대소득에 높은 세율을 부과하기보다 임대사업자의 세금 부담을 낮춰 이들이 적극적으로 임대소득을 신고하도록 유도하는 게 급선무라는 얘기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특히 상가 임대사업자들의 경우 세금 부담이 커질까 봐 임대소득을 실제보다 줄여 신고하는 편”이라며 “이들이 임대소득을 제대로 신고하도록 유도해 기초자료를 확보해야 임대소득세 과세표준도 제대로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표에 참고가 되는 정보를 풍부하게 확보하면 그간 감춰졌던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걷어 중장기적으로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사용 활성화를 통해 숨겨진 세수를 확보했던 것과 같은 방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1990년대 말부터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통해 신용카드 사용 확대를 유도하면서 현금으로 거래됐던 자영업자들의 소득 중 많은 부분이 노출되기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임대소득에 갑자기 높은 세율을 부과하면 임대사업자들의 과세 저항이 커져 오히려 제대로 과세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2·26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서 세입자의 확정일자나 소득공제 자료를 토대로 임대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뒤 집주인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는 결국 주택 임대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경우 3년간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임주영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임대소득 관련 세제는 지난해 정부가 임대사업자들에게 한 번 대폭 양보했던 부분이라 조심스럽게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집주인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수준에서 세금 부과를 시작해 부담을 조금씩 늘려가야 납세자의 저항도 적고 결과적으로 세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영훈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는 모든 임대 유형에 대해 동시에 과세할 것이 아니라 순수 월세 부분에 대해서만 철저히 과세하고 앞으로 과세 방향을 보여주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시장의 혼란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건설업계에서는 임대주택의 감가상각을 보전해주는 세액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감가상각에 대한 세액공제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민간 임대주택 시장을 키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현재 감가상각비는 임대소득에서 필요경비 등으로 차감되는 수준에 불과한데 임대사업자가 일정 기간 이상을 임대할 경우 이만큼을 아예 소득세에서 감면해주면 민간 임대주택 시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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