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日품질검사 뚫자 외국 바이어 밀물”

동아일보 입력 2014-03-24 03:00수정 2014-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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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中企를 수출기업으로]<5>유아용 카시트 전문기업 ‘다이치’
유아용 카시트 전문기업 다이치의 이완수 회장(오른쪽)과 이지홍 대표가 경기 파주시 본사에 마련된 전시실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파주=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980년대였습니다. 유럽에 가보니 카시트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더라고요.”

11일 경기 파주시 본사에서 만난 이완수 다이치 회장(65)은 유아용 카시트 시장에 뛰어든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당시 아시아자동차 1차 협력업체 대표였던 이 회장은 앞선 자동차 관련 기술을 익히기 위해 선진국을 자주 찾았다.

이 회장은 자녀 안전을 위해 카시트를 챙기는 유럽 부모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마이카’ 개념이 자리 잡기 전이었다. 집에 차도 없는데 자녀를 위해 카시트를 마련하는 이들이 있을 리 만무했다. 이 회장은 ‘언젠가는 꼭 시장을 개척해 보리라’는 다짐을 가슴에 새긴 채 그 시기를 훗날로 미뤘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이 회장은 운영하던 회사를 처분했다. 3년 뒤인 2001년 제일산업을 차렸다. 본격적으로 카시트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였다. ‘자동차 부품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 회장의 철학은 카시트 제작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카시트는 유아용품이 아닌 안전 용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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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순조로웠다. 이듬해 국내 유명 유아용품회사 여러 곳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었다. 교통안전공단에도 카시트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생산 물량이 점차 늘어났지만 그 정도로는 이 회장의 성에 차지 않았다. 해외 시장을 뚫지 못하면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2005년 이 회장은 사명(社名)을 ‘다이치’로 바꿨다. 일본어로 ‘최고’라는 뜻의 ‘다이이치(第一)’에서 따온 것이었다.

“일본 유아용품의 품질 검사는 꼼꼼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런 일본 시장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사명에 담았습니다.”(이 회장)

그 무렵 이 회장의 셋째 딸인 이지홍 대표(34)가 회사에 합류했다. 2007년에는 일본에서 활동하던 카시트 설계 전문가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그 결과 다이치는 2010년 일본 최대 유아용품업체인 ‘피존’사에 42만 달러(약 4억4500만 원) 규모의 유아용 카시트를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 첫 수출이었다.

“품질 검사 준비 기간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한국에서 검사를 통과했어도 일본에서 모두 다시 검사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요청하는 서류와 샘플도 상상 이상으로 많았습니다.”(이 대표)

이 경험은 약이 됐다. 일본 시장을 뚫었다는 소식에 외국 바이어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유럽 브랜드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중국에서 생산하는데 금형, 조립 등 전 생산과정이 한국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외국 바이어에겐 매력으로 통했다. 중소기업청, 한국무역협회 등의 지원도 정보가 부족한 이들에게 도움이 됐다.

현재는 중국 러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액은 지난해 136만 달러(약 14억4300만 원)로 3년 만에 약 3배로 늘어났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높다. 700억 원 규모인 국내 시장(업계 추산)에서 약 24%를 차지하고 있다. 4세 이하 제품군에서는 1위다.

다이치는 올해 수출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일본 300만 달러, 중국과 러시아 싱가포르 등에 300만 달러 등 600만 달러 수출이 목표다. 이 대표는 “일단은 카시트 전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세우는 게 목표”라며 “향후 회사를 유아용품 토털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유아용 카시트#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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