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中企라고 홀대 받던 서러움, 수출로 날려버렸죠”

동아일보 입력 2014-03-19 03:00수정 2014-03-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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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中企를 수출기업으로]<3>콘택트렌즈 업체 ‘드림콘’
드림콘 김영규 대표(가운데)가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전속 광고모델인 아이돌그룹 ‘걸스데이’ 멤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드림콘 제공
"내수시장의 불합리한 유통구조 탓에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게 수출기업이 된 계기입니다."

콘택트렌즈 업체 '드림콘' 김영규 대표는 2010년 108만 달러 수출로 시작해 지난해 '5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대표적인 수출형 중소기업이다.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70%에 이른다. 올해 목표는 1000만 달러 수출이다.

20여 년간 콘택트렌즈 제조용 기계를 개발해온 김 대표는 2007년 월 10만 개 정도의 콘택트렌즈를 생산하던 A&C코리아라는 콘택트렌즈 업체를 인수했다. 김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에 기술력은 자신이 있었고 콘택트렌즈 업계에 인맥도 많아 금방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은 김 대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이미 바슈롬, 아큐브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대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국내 중소업체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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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제가 됐던 건 중소업체들이 대형 안경점이나 안경 체인점에 위탁판매 방식으로 물건을 공급하고 있는 유통구조였다. 김 대표는 "제품 1만 개를 안경점에 무료로 배포한 뒤 한 달에 100개 팔리면 100개만큼 대금을 받는 시스템이었다"며 "그나마도 브랜드가 좀 알려져 있지 않으면 잘 팔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수출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수정했다. 우선 국제 수준에 맞는 품질 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외 인증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기 위해 3000만 원을 들여 대행사를 고용했지만 인증은 받지 못하고 돈만 날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경험이 없더라도 차라리 우리가 직접 해외 인증을 받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꾸준히 노력한 끝에 까다롭다는 미국 FDA는 물론 러시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수출국에서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드림콘은 현재 해외 인증 및 각종 인허가를 전담하는 직원 2명이 근무한다.

아무것도 없던 신생 중소기업에게 판로 개척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드림콘은 매년 4차례씩 국내외 박람회에 나가는 것을 해외 마케팅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김 대표는 "처음엔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보잘것없는 회사 취급을 받았지만 매년 나가다보니 어느새 해외 바이어들이 우리가 꽤 큰 업체인 줄 알더라"고 웃어보였다.

지난달 27일 경남 양산시 드림콘을 방문했던 날 역시 해외무역 담당 직원 2명이 이태리 밀라노에서 열리고 있던 '미도쇼'(밀라노 국제 광학전시회)에 참가 중이었다.

연구개발(R%D)에도 공을 들였다. 통상 3년 정도인 콘택트렌즈 유통기간을 세계 최초로 7년으로 늘리고, 1000개가 넘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승부를 하다보니 하나둘씩 바이어가 생기기 시작했다. 2008년 6개국 8개 업체였던 해외 바이어는 2013년 37개국 102개 업체로 늘어났다.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에선 컬러 콘택트렌즈 1위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생산규모 역시 늘어나 현재 월 200만 개의 콘택트렌즈를 생산하고 있다. 그는 "동남아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우리 콘택트렌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태국 방콕의 젊은 여성 10명 중 7명은 우리가 만든 콘택트렌즈를 껴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림콘의 또 다른 주요 수출 지역은 중동이다. 김 대표는 "중동 지역은 굉장히 보수적인 나라이지만 의외로 미용용 콘택트렌즈 수요가 많다"며 "차도르를 쓰고 다니는 중동 여성들은 밖으로 눈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특히 눈에 관심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림콘은 사무직 18명 중 해외 수출 담당 팀 직원이 5명이다. 그는 "우리는 수출이 살 길이었고 수출을 하기 위해 사업 초기부터 회사의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다들 '조그만 중소기업 주제에 무슨 수출이냐'며 손가락질을 했다"며 "하지만 이젠 다른 업체에서 우리의 수출 노하우를 배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창기에는 물건을 보내주고도 대금 수억 원을 받지 못하는 등 사기도 많이 당했다. 하지만 수출 실적이 쌓이면서 무역에 대한 노하우도 생겼다. 김 대표는 "교과서적인 이야기이지만 작은 바이어든 큰 바이어든 차이를 두지 않고 납기일은 반드시 지키는 등 꾸준한 신뢰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림콘은 올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해외에서 쌓은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여성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와 수억 원을 들여 2년간 광고모델 계약도 맺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선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고 수출도 늘고 있어서 이젠 국내에서도 인정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산=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콘택트렌즈#드림콘#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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