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석동빈 기자의 DRIVEN]곡선미 살린 우아한 외관·완벽한 안전장치… 왕의 귀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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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S350

세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를 단 하나만 꼽으라면 무엇일까. 상당수 자동차 전문가들은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를 꼽는다. S클래스가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상징성 때문이다. S클래스의 디자인과 기계적인 완성도, 사용된 첨단 기술이 자동차산업 발전의 척도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S클래스는 놀라운 혁신이나 진보는 보여주지는 못했다. BMW와 아우디 같은 경쟁 브랜드에 기술과 디자인 모두 밀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S클래스는 ‘왕의 귀환’이라 부르고 싶다. 4세대와 5세대 S클래스에서 주춤했던 혁신의 이미지는 새로 나온 6세대에서 부활했다.

채널A의 자동차 프로그램인 ‘카톡쇼’에서는 새로 나온 S클래스를 정밀 분석했다.

디자인, 유연해진 권위


S클래스는 세계 각국 정상과 정치인,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많이 타는 자동차다. 주요 고객층이 권위를 중시하는 계층이어서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대변해주는 디자인이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 탈(脫)권위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S클래스도 그 영향을 받았다.

강하고 거대하며 고지식해보이던 S클래스의 디자인은 유연하게 바뀌었다. 어깨 힘을 살짝 빼고 우아함을 담았다. 인테이크 그릴은 상당히 커졌지만 부드러운 디자인의 범퍼와 화려한 라인이 들어간 전조등 때문에 앞모습은 굳은 표정에서 벗어나 역동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측면 라인도 일직선이 아니라 뒤로 갈수록 부드럽게 휘어져 유연한 느낌을 준다. 특히 트렁크는 높게 솟아있지 않고 뒷부분이 낮게 처리돼 유선형 쿠페의 분위기를 풍긴다. 트렁크 높이를 낮추고 뒷면의 단면적을 줄이면 고속주행 중 차 뒷부분에 생기는 공기의 와류가 줄어 연료소모도 줄일 수 있다. 벤츠는 신형 S클래스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높이기 위해 이런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 덕분에 공기저항계수(Cdi)는 0.24로 자동차업계 최저 수준이다.

모든 등화류는 발광다이오드(LED) 타입으로 바뀌어서 전구가 완전히 사라졌다. S클래스에 들어간 LED는 500여 개에 이른다. 연료효율을 높이면서 차갑고 선명한 불빛으로 하이테크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인테리어는 더욱 호화롭게 변했다. 벤츠의 최고 클래스였던 ‘마이바흐’가 사라지면서 슈퍼 럭셔리를 위한 롤스로이스나 벤틀리를 당분간 S클래스가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반영된 듯하다.

그래서인지 슈퍼 럭셔리카들처럼 에어벤트의 디자인과 작동방식에 고전적인 아날로그 감성을 담았다. 실내 벨트라인 부분에 들어오는 간접조명도 7가지 색깔로 바꿀 수 있어 취향이나 기분에 따라 색다른 연출을 할 수 있다.

놀라운 디젤 엔진의 진화

S350 블루텍에 들어간 디젤엔진의 회전질감이나 소음 및 진동은 가솔린 엔진 수준으로 발전했다. 눈을 감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디젤엔진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엔진음은 8기통 가솔린 엔진처럼 소음이 아니라 음향의 수준으로 승격됐다.

출력은 이전 세대 S350 블루텍과 같은 258마력이지만 가속력과 연비는 5%가량 높아졌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을 정밀 측정장비로 직접 계측한 결과 6.6초가 나왔다. 제원상의 6.8초보다 빨랐다.

연비는 서울 시내에서 L당 10.3km,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정속주행을 했을 때는 L당 17.2km가 나왔다. 2.0L급 일반 중형차보다 연비가 좋다.

S350 블루텍 모델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져 S클래스를 대표하는 모델이 될 것 같다.

반면 S500은 더욱 호화롭게 변했다. 뒷좌석은 항공기 비즈니스석처럼 다리를 길게 뻗고 45도 정도 뒤로 누워서 안마를 받으며 편안하게 이동을 할 수가 있다. 더욱 진보한 액티브 보디 콘트롤(ABC) 서스펜션은 승차감을 한층 높였다. 도어와 가운데 팔걸이에도 열선이 들어와 겨울에 따끈한 온돌에 누워있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가속력은 과거 S600급으로 높아져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4.8초에 불과하다.

최고의 안전도 확보

S클래스는 마치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실드(방어막)를 차 주변에 치고 달리는 것 같다.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은 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시켜 주며 앞 차가 멈춰 설 경우 정지했다가 앞 차가 출발하면 따라서 출발해준다. 앞 차가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했을 때 따라서 속도를 줄이는 과정이 대단히 부드러워서 웬만한 운전자보다 더 브레이크를 잘 다룬다.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보행자나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량을 인식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충분히 밟지 않았을 경우 브레이크에 추가 압력을 가해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각지대에 차가 들어오면 아웃사이드미러에 경고등을 표시해주고 그 상태에서 차선 변경을 시도하면 경고음을 울려주고 충돌이 우려되면 차의 방향을 전환시켜 달리던 차로로 복귀하도록 해준다.

운전 중 차로를 이탈하면 경고음을 주고 방향을 전환시켜 차로 가운데로 달리도록 도와준다. 덕분에 장거리 고속주행이 훨씬 편해졌다. 게다가 후방충돌이 예상될 경우 비상등을 점멸시켜 뒷 차에 경고를 주고 추돌 순간에는 브레이크의 압력을 높여 차가 앞으로 튀어나가는 것을 방지해준다.

지금까지 설명한 안전 기능은 상황에 따라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어서 이를 믿고 운전을 게을리 하면 더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벤츠도 그 부분이 큰 신경이 쓰였던지 운전자가 짧은 시간에 반복적으로 실수를 하면 어시스트 기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킨다. 차의 도움을 기대하기 전에 운전을 제대로 하라는 메시지다.

이런 안전장치들은 벤츠에서 처음 소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S클래스에 현 세대 안전기술을 집대성하고 더욱 발전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총평

계기반과 내비게이션이 포함된 커맨드 시스템은 2개의 태블릿 PC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바뀌었다. 다양한 정보를 시인성 높게 표현할 수 있지만 기계적인 아름다움은 사라졌고 그 대신 고급 전자제품 같은 느낌을 준다. 첨단 안전장비들도 대부분 전자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S클래스의 기계적인 성능의 개선은 5세대 때부터 큰 진보가 없었다. 그만큼 S클래스는 기계적인 부분에서 개선의 여지가 별로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뜻도 된다. 벤츠의 가장 큰 경쟁자는 이전 세대 벤츠일 것 같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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