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 광고]현대차 슬로건 론칭 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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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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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140대로 오르골 연주… 웅장한 소리 새 세상을 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부근 스피드웨이를 달리는 140대의 자동차로 오르골 연주를 만들어
낸 현대자동차의 새 슬로건 론칭 광고. 이노션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 부근 스피드웨이를 달리는 140대의 자동차로 오르골 연주를 만들어 낸 현대자동차의 새 슬로건 론칭 광고. 이노션 제공
2011년 2월 1일부터 현대자동차는 새 광고를 선보였다. 새로운 글로벌 슬로건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를 알리는 론칭 CF다.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사용될 이 슬로건은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으로 해석된다. 이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우리가 머무는 삶의 공간이며 시간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변화 의지를 담은 슬로건을 소개하는 광고이기에 현대차와 이노션은 틀 밖에서 보기로 했다. 기업의 새로운 의지, 철학을 일일이 설명하기보다는 자동차로 할 수 있는 놀라움을 보여주기로 한 것이다. 최종 선택된 것은 ‘자동차로 오르골 연주하기’였다.

오르골은 작은 상자 안에서 태엽을 감으면 돌아가는 원통 돌기를 금속 바늘이 튕기면서 맑고 고운 소리를 내는 작고 귀여운 완구 연주기다. 오르골을 선택한 이유는 철과 철이 만나 소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철근 제조부터 자동차 생산 및 철스크랩(고철) 재활용까지 세계 최초의 자원 순환형 그룹인 현대차그룹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보통 오르골은 원통 위 돌기를 통해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번 CF에서는 다르게 접근했다. ‘현대’의 알파벳 모양 ‘HYUNDAI’를 오르골에 적용하면 어떤 소리가 날까.

우선 최소한의 알파벳 형태를 갖추려면 글자당 적어도 20대의 자동차가 필요했다. 차폭과 차의 속도 등을 고려해 계산해보니 가로 120m, 세로 90m짜리 거대한 오르골 세트가 필요했다.

소리를 잡아내기 위해 영화와 CF, 학계에서 오래 몸담은 베테랑들로 전담 오디오팀을 꾸렸다. 차로 글자 모양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규모가 크고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는데, 장소를 찾는 데만 꼬박 일주일 이상이 걸렸다. 결국 촬영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됐다.

거대한 규모의 촬영이었지만 세심한 부분에 오히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오르골의 철판과 차가 닿는 부분은 처음엔 차 위에 반구슬 형태의 모자를 씌우려 했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에 따른 마찰을 견디면서도 시각적으로 세련돼 보이도록 유선형 봉으로 교체했다.

최소한의 소리를 얻기 위해서는 엄청난 속도로 자동차가 통과해야 했다. 자동차 140대가 ‘HYUNDAI’라는 단어 모양의 대형을 유지하면서 오르골을 통과하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에 단골로 참여하는 LA 스턴트 드라이버팀이 담당했다.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를 표현하는 데는 427대의 차량이 동원됐다. 자동차가 약 50cm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시속 120km로 달렸지만 단 한 차례의 접촉사고도 없이 무사히 마무리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HYUNDAI’라는 글자가 만들어내는 소리였다. 불규칙하고 이상한 음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일정한 리듬에 맞춰 웅장한 음이 퍼져 나왔다. 현대차의 새로운 변화를 세상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소리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만든 소리에서 첫 글자인 ‘H’에서 나오는 소리를 현대차의 광고 징글(광고에서 반복되는 짧은 소리)로 사용하기로 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놀라움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정신이 담긴 이 소리는 앞으로 전 세계 현대차의 모든 영상물에 활용될 예정이다.

김민석 이노션월드와이드 해외광고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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