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일과 삶]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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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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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첫 경험은 전율… 신세계에 몸 던졌죠”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지난해 미국 포드 본사에서 날아온 공문 한 통에 그는 할 말을 잊었다. 공문의 내용은 간단했다. 포드 본사가 야심 차게 내놓은 신차 ‘포커스’의 글로벌 첫 시승 대상자를 페이스북을 통해 선정하는 이벤트를 시작한다는 것.

“깜짝 놀랐죠. 다른 것도 아닌 세계 첫 시승 대상자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모집한다니…. 과거에는 정말 상상도 못할 이벤트가 시작된 거죠. 당장 페이스북에 가입했죠.”

페이스북을 처음으로 경험한 그는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SNS 세계에 뛰어들게 된 계기다.

○ 새로운 세계에 눈뜨다

그는 ‘발상의 전환과 변화’를 중요시한다. 인하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멀쩡히 일하던 자동차 부품회사에 사표를 던진 뒤 미국으로 떠난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

“다들 말렸죠. 지금이야 많이 달라졌지만, 그때만 해도 ‘기계공학 전공한 사람이 무슨 경영학석사(MBA)냐’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꼭 기계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경영학을 공부하지 말란 법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들 하는 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으니까요.”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그는 신차 ‘포커스’의 글로벌 첫 시승 대상자를 페이스북을 통해 선정하는 이벤트를 연다는 공문을 받은 뒤 SNS 공부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그는 신차 ‘포커스’의 글로벌 첫 시승 대상자를 페이스북을 통해 선정하는 이벤트를 연다는 공문을 받은 뒤 SNS 공부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영화를 보는 취향도 마찬가지다. 그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로 꼽는 것은 ‘아바타’와 ‘인셉션’. 정 사장은 “두 영화 모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전혀 다르게 접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러한 새로운 자극을 통해 남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접근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을 시작한 이후 급격히 빠져든 것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다른 방식의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반응은 재미까지 있었다.

“포드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방문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갖고 있는 차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그들이 사는 이야기, 개인적인 관심사를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일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재미있잖아요. 안 그래요?”

덕분에 그는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미투데이 등 주요 SNS 서비스에 모조리 가입했다.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틈나는 대로 SNS를 들여다본다.

○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1992년 포드자동차코리아에 입사해 18년 넘게 수입차 업계에 몸담아 온 그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변화를 지켜본 몇 안 되는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다. 정 사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큰 변화지만, 그에 맞춰 소비자 층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도입된 것도 특징”이라며 “그 선두에 포드코리아가 자리 잡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포드코리아가 실시한 ‘포커스 챌린지-코리아 루트 24’가 대표적이다. 포드코리아의 공식 페이스북과 미투데이 응모를 통해 선정된 6명의 일반인 참가자가 6명의 스타와 2인 1조를 이뤄 ‘뉴 포커스’를 타고 하루 동안 랠리를 진행하는 이벤트다. 포드코리아는 “참가자들은 페이스북과 미투데이를 통해 주어지는 다양한 미션을 실시간으로 전달받고, 해결하게 된다”며 “행사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도 SNS를 통해 이벤트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SNS를 통한 대규모 소비자 체험 프로그램은 포드코리아가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정 사장은 “과거에는 단순히 차만 팔았다면 이제는 차는 물론이고 소비자에게 감성과 경험도 함께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 같은 마케팅과 검증된 성능을 통해 포드코리아의 판매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2008∼2009년 금융위기로 포드를 포함한 미국 ‘빅3’의 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벗어났다”며 “뉴 포커스, 토러스 SHO, 익스플로러 등 다양한 신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1992년 수입차 시장에 몸담은 이후 외환위기 등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 과정에서 축적된 다양한 노하우를 통해 포드코리아가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1960년 강원 철원 출생  
▽1985년 인하대 기계공학과 졸업  
▽1990년 미국 피츠버그대 경영학 석사(MBA)  
▽1992년 포드자동차코리아 입사  
▽1995년 포드자동차코리아 영업 및 마케팅 이사  
▽1999년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영업 및 마케팅 총괄 상무  
▽2001년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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