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년 버티기]여성 고객의 ‘입’을 두려워하라

  • 입력 200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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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생맥줏집을 운영하고 있는 진현아(28·여) 씨는 개업 당시 경쟁 점포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생맥주는 전문점이 아닌 일반 음식점에서도 파는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게를 찾은 주부 손님들이 “모일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듣고 ‘이거다’ 싶었다. 주택가에 위치한 점포 특성상 낮 시간이 여유로운 주부가 많았다. 그는 개점 시간을 오후 4시로 앞당겨 주부들이 모임을 하고 아이들의 생일파티도 열 수 있게 했다. 손님이 원하는 경우에는 더 일찍 열었다. 주부 사이에서 입 소문이 나자 저녁시간에 찾아오는 30, 40대 남자 손님도 늘어났다.

어느 상권에나 경쟁 점포는 있기 마련이다. 오히려 경쟁 점포가 없다는 것은 그 업종으로는 영업이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만의 전략’을 세워야 할까. 소액 창업의 경우 전략 고객층을 좁힐 필요가 있다. 많은 창업전문가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성의 경우 입 소문 효과가 크고 남녀가 만날 때 여성의 취향대로 음식점을 고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퓨전 국숫집을 운영하고 있는 남동수(35) 씨는 여성 고객을 겨냥해 국수 위에 과일을 얹거나 테이크아웃이 가능하도록 컵에 국수를 담아 판매했다. 남 씨는 “인근에 냉면집이 3곳이나 있지만 젊은 여성들이 자주 찾아와 매출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작은 서비스, 이벤트, 메뉴 하나로도 고객을 끌 수 있다. 동네마다 치킨 배달 전문점이 있다. 한 닭요리 전문점은 기존 양념치킨 메뉴에서 벗어나 새우치킨, 와인올리브치킨 등 색다른 메뉴를 선보여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과일을 갈아 넣은 생맥주도 여성 고객에게 인기가 높았다.

소액 창업자들은 ‘이 정도면 손님이 만족하겠지’라고 착각하기 쉽다. ‘내가 손님이라면 무엇을 원할까’, ‘나라면 이 돈을 지불할까’ 식으로 언제나 ‘손님’의 처지에서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도움말=창업경영연구소)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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