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제2막]‘퀴즈노스 서브’ 들여 온 김영덕 유썸 사장

입력 2007-10-04 03:02수정 2009-09-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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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김영덕(60·사진) ㈜유썸 사장은 2006년 3월 삼립식품 대표이사를 그만둔 뒤 미국의 샌드위치 전문 프랜차이즈 ‘퀴즈노스 서브’를 들여 온 이유를 묻자 시(詩)로 말문을 열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목표를 세우고 성과를 내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옆도 뒤도 안 보고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하는 일이 (사회에) 얼마나 가치 있는가에 마음이 더 갑니다.”

1973년 제빵업체인 ‘샤니’에 입사한 뒤 꼬박 30년을 샐러리맨으로 살아 온 김 사장은 자신의 ‘인생 1막’은 성공이었다고 자평했다.

김 사장은 1986년 샤니의 외식사업팀장으로서 파리바게뜨 1호점을 출범시켰고 1997년 샤니에서 분사한 ㈜파리크라상의 대표이사가 됐다. 2003년부터는 샤니가 인수한 삼립식품의 대표이사로 일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지냈으니 그만하면 성공이죠. 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인생은 지나 온 30년과는 좀 다른 가치로 살아 보고 싶었습니다.”

은퇴 당시 경쟁업체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적지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은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

“아내는 월급쟁이로 조금 더 지낸 뒤 은퇴하는 게 어떠냐며 말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진 노하우를 그냥 묵히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또 회사를 옮겨 제 일생 애써 일궈 온 ‘친정’과 경쟁하는 것도 피하고 싶었고요.”

외식 프랜차이즈는 30년 쌓아온 전문성을 발휘하면서 다른 사람의 성공도 함께 얻을 수 있는 분야로 여겨졌다.

‘퀴즈노스 서브’를 국내에 들여올 때도 김 사장의 전문성이 큰 힘이 됐다. 세계 29개 나라에 ‘퀴즈노스 서브’가 진출해 있지만 기업이 아닌 개인에게 사업권을 준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에 갈 때마다 ‘퀴즈노스 서브’를 눈여겨봤습니다. 미국에선 2004년부터 3년 연속 점포 수 기준 성장률이 가장 높은 프랜차이즈로 뽑혔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어요.”

국내 상황도 샌드위치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파리바게뜨의 연간 매출에서 샌드위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한 자릿수에서 지난해엔 두 자릿수로 급증했다는 것.

“샤니에서 아이스크림이라는 단일 품목만 파는 ‘배스킨라빈스31’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아무도 지금처럼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샌드위치라는 단일 품목 점포에서 가능성을 본 이유는 샌드위치를 즐겨 먹는 고객층이 어린이 어른 등으로 넓어졌기 때문이에요.”

지난해 3월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롯데캐슬 직영점을 처음 개점한 뒤 현재까지 12곳으로 점포가 늘었다. 대구의 롯데영플라자 본점, 부산의 서면점, 인천의 인천공항점 등 3개 점포도 곧 개점하는 등 연말까지 점포를 2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1호점은 월평균 4500만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창업자는 실평수 19.8m² 규모의 푸드코트형을 비롯해 132m² 규모의 패밀리 레스토랑형까지 모두 4개 형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내년에야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가맹점의 점주들이 만족하는 것을 보면 이 일 시작하기를 잘했다는 자부심이 듭니다. 가맹점 사업은 ‘2인 3각 경기’예요. 본사와 가맹점이 서로 호흡을 잘 맞춰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글=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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