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제2막]“약 팔던 실력으로 꼬치 파니 매출 쑥∼”

입력 2007-08-23 03:02수정 2009-09-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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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을 맞은 뒤 새 인생을 시작하면 너무 늦을 것 같았어요.”

퓨전요리 전문점 ‘화투’(서울 방이역점)의 어재경(53·사진) 사장은 정년을 3년여 앞둔 2005년 6월 25년간 일했던 유명 제약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그가 ‘인생 2막’을 위해 화투를 개업한 것은 이보다도 10개월 앞선 2004년 8월.

아내인 구자화(51) 씨가 개업 1년여 전인 2003년경부터 ‘김밥 체인점’ 등 몇몇 종류의 ‘먹는’ 장사에서 온갖 허드렛일을 해가며 ‘실전 경험’을 쌓은 후였다.

“처음엔 아내가 식당에서 일하겠다기에 반대했습니다. 결혼 후 살림만 해온 아내가 젊어서도 하지 않은 고생을 하게 될 것이 가슴 아팠어요. 하지만 아내는 어차피 창업을 할 거면 미리 경험해 봐야 한다고 고집을 피웠어요.”

실제 창업에서 아내의 경험은 큰 힘이 됐다.

아내는 고깃집이나 가정식 백반 음식점은 ‘손맛’이 중요할 뿐 아니라 일손도 많이 필요하다며 반대했다. 생맥주 전문점도 고려했지만 계절별로 매출의 변동이 너무 커 포기했다.

어 씨의 아내는 지금도 직접 주방을 관리할 뿐 아니라 본사에서 내려주는 조리법에다 ‘손맛’을 더하고 있다.

“첫 개인 사업인 만큼 큰돈을 벌기보다는 무조건 실패하지 않을 아이템을 찾는 데 주력했어요. 그래서 규모가 크고 믿을 만한 본사를 둔 곳으로 결정했지요.”

화투는 생맥주 전문점 쪼끼쪼끼, 군다리치킨, 오므스위트 등 이름이 제법 알려진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가진 ‘태창가족’에서 운영해 신뢰할 수 있었다고. 태창가족은 올해 6월 국내 처음으로 맥도널드 버거킹 스무디킹 등 세계 1200여 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입해 있는 세계프랜차이즈협회(IFA)의 공식 회원이 되기도 했다.

“회사를 떠나기 2, 3년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막상 장사에 나서니 모든 게 쉽지가 않더군요. 본사에서 만들어 준 전단지도 색이 바랠 때까지 매장 한구석에 둘 정도였어요. 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게 부끄럽고 주변 음식점 주인들의 눈초리도 거슬리고….”

그래도 나만의 경쟁력을 찾아야겠기에 제약회사 시절 마케팅 경험을 떠올렸다. 일반 음식점에서는 흔하지 않은 ‘마일리지 카드’를 만든 것.

“고객이 방문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준 뒤 10번이 되면 생맥주 1700cc, 안주 등을 서비스로 주고 있어요. 특히 알뜰한 젊은 여성 손님들에게 효과가 있더군요.”

또 마일리지 카드를 잘 챙기지 않는 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는 군대에서의 휴가, 군 입대 전날 등을 이벤트로 만들어 서비스 메뉴를 제공한다고.

“이제는 종업원 4명에 월 매출이 꾸준히 3500만 원에 이를 만큼 안정적 궤도에 올랐습니다. 요즘에는 왜 몇 년이라도 빨리 새 인생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됩니다. 어차피 샐러리맨으로 인생을 마감할 수 없다면, 조금 더 일찍 용기를 내세요.”

글=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사진=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성공비결▼

초보 창업자인 어재경 사장이 성공한 첫 번째 요인은 욕심을 내지 않는 자세에 있다.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창업 아이템으로 정해 운영 노하우를 얻는 데 주력했다. 무리한 경쟁을 피하고 자신만의 고객 관리 서비스를 만들어내 다양한 고객을 단골로 만든 것이 두 번째 요인. 무엇보다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며 남편의 창업을 도운 아내의 내조도 성공의 일등 공신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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