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제2막]쇠고기 전문점으로 재기한 이수용 씨

입력 2007-01-30 03:00수정 2009-09-2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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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철도청 공무원 출신이다. 2003년 말 27년간의 공직 생활을 정리하고 명예퇴직한 뒤 곧바로 수원에 삼겹살 전문점을 차렸다. 별다른 시장조사도 하지 않고 창업 수업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프랜차이즈도 아닌 독립 점포를 무턱대고 차린 것이 화근이었다.

“창업 자금 8000만 원을 들고 가게부터 냈습니다. 창업 준비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어요. 그저 음식점에서 외식하던 경험만 믿고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지요. 경기가 안 좋으니까 쇠고기보다는 값싼 돼지고기가 잘 팔릴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었습니다.”

경험이 없다 보니 가게 인테리어나 거래처 관리, 고객 관리 등이 모두 인근 업소에 비해 뒤졌다. 손님이 떨어질 때면 간판을 바꿔 달고 실내를 개조하는 공사를 했다. 공사를 한 번 할 때마다 2000만∼3000만 원이 들었지만 그만큼의 효과는 없었다.

인근에 가격 파괴 돼지고기 전문점이 들어서자 경쟁을 한다고 1인분에 8000원이던 삼겹살 가격을 2500원으로 내렸다가 손해를 보기도 했다. 프랜차이즈로 고기를 대량 구매하는 업소와는 구매 단가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3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이 씨는 고민 끝에 같은 자리에서 네 번째 간판을 올리기로 했다. 대기업 공장을 앞에 둔 상권은 괜찮다고 판단해 영업장소는 옮기지 않았다.

새로운 도전 과정은 이전에 비하면 치밀했다. 우선 프랜차이즈 가맹을 결정하고 점포 내부를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업종도 기존의 삼겹살에서 저가형 쇠고기로 바꿨다.

쇠고기라고는 하지만 한우가 아닌 수입 쇠고기를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공급하기 때문에 비교적 가격이 싼 데다 주변에 삼겹살을 파는 식당은 많아도 쇠고기를 파는 식당은 없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출 부진으로 곤란을 겪으면서도 종업원 관리에 신경을 쓴 것은 도움이 됐다. 장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일해온 종업원들이 모두 함께 근무해 큰 힘이 됐다.

요즘 하루 매출은 100만∼150만 원 선. 이전에 비해 2배가량 뛰었다. 매뉴 변경도 한몫을 했지만 그동안의 시행착오에서 얻은 경험도 도움이 됐다. 겨울철에는 손님이 많이 찾지 않는 냉면의 가격을 낮춰 매출을 만회하는가 하면, 새로운 샐러드 메뉴를 개발해 서비스하면서 단골손님을 붙잡는 식이다.

“이제 딱딱한 공무원 티를 벗고 편하게 손님을 맞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 차례 아찔했던 경험이 있지만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면 웃을 수 있습니다.”

글=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사진=최 란 대학생 인턴기자(이화여대 국문학과 4학년)

▼꾸준히 상권조사한 게 성공열쇠▼

초보자는 누구나 예상치 않았던 실패를 경험하기 마련이다. 실패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려움에 맞닥뜨리는 고비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도 중요하다.

이수용 씨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워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직원이 1명도 이직하지 않을 정도로 종업원 관리에 신경을 썼다. 또 장사가 안 된다고 포기하기보다는 인근 상권 조사를 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결국 현재 상권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업종으로 전환해 단골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이미지를 줄 수 있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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