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마케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기능성 신발 대리점을 운영할 때도 지역 마케팅에 주력해 판매를 늘렸다.
20여 년 동안 음식료를 생산하는 대기업에서 일하던 이 사장은 50세가 가까워지면서 창업을 생각하게 됐다. 정년까지 일하면 좋겠지만 기업 환경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것 같지 않았다. 60세가 넘어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지난해 3월 퇴직한 뒤 창업 아이템을 찾아다녔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두 달 동안 서울 산업통상진흥원의 실전창업스쿨을 다니며 창업에 대한 이해를 높였습니다. 유통업 관련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해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공부를 하다 보니 시대 흐름에 따라 웰빙(참살이) 분야가 유망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이렇게 찾은 아이템이 기능성 신발.
그러나 섣불리 결정하지는 않았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5박 6일 동안 일본의 기능성 신발 시장을 조사해 보고 나서야 기능성 신발 대리점 창업에 확신을 가졌다. 올해 2월부터 한 달을 준비한 뒤 3월 문을 열었다.
창업한 뒤부터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선 점포 위치를 서울 양천구 목동으로 정했다. 목동은 이 사장이 11년 동안 살아온 곳이다. 지역 주민의 성향과 활동 범위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마케팅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기능성 신발은 한 켤레에 30만 원 정도 하는 고가 제품입니다.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고 있고, 공원과 체육 시설이 잘 갖춰진 목동 주민들이 주 소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 사장은 산책로 등 체육시설 주변에 현수막 광고를 하고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에서 전단지를 돌렸다.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생활체육 행사에 상품을 제공하기도 하고, 걷기대회에 기능성 신발을 신고 참가해 시연을 하기도 했다.
성당이나 교회, 대형 병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설에서 제품을 홍보하거나 협찬하며 ‘기능성 신발 마니아’를 늘려 나갔다. ‘구전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런 지역 마케팅은 이 사장이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활용한 것이다. 이 사장은 요즘 개업 9개월 만에 월 2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 가운데 30% 정도를 순수입으로 가져간다.
그는 “조직생활 동안 가지고 있던 직위나 직책은 빨리 잊어버리고 직무 경험만 기억하는 것이 창업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직장 경험 살린 전략 주효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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