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닛산 소형 크로스오버 ‘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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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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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당차게, 헤어핀 커브도 거침없이… 고속주행엔 부담

일본 닛코 시 이로하자카 언덕의 아케치다이라 전망대에 오른 닛산 소형 크로스오버 ‘주크’의 모습. 차 뒤편으로 보이는 120번 국도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가파른 커브 구간으로 유명하다. 닛코=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일본 닛코 시 이로하자카 언덕의 아케치다이라 전망대에 오른 닛산 소형 크로스오버 ‘주크’의 모습. 차 뒤편으로 보이는 120번 국도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가파른 커브 구간으로 유명하다. 닛코=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23일 일본 도치기(회木) 현 닛코(日光) 시의 유명 드라이브코스 ‘이로하자카’. 해발 1173m의 언덕 위 전망대를 정점으로 상행 20개, 하행 28개 총 48개의 아찔한 180도 헤어핀 커브가 운전대를 쥔 손에 땀을 배게 한다. 자동차를 주제로 한 만화 ‘이니셜D’의 무대로 유명한 고난도 주행로. 일본의 자동차 마니아들이 꼭 한번 달리고 싶어 하는 ‘꿈의 도로’이기도 하다. 닛산의 소형 크로스오버차량 ‘주크’를 타고 이 길을 달렸다. 장난감처럼 동글동글한 이 작은 차의 성능을 극한까지 쥐어짜 보고 싶었다.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글로벌 본사에서 만난 주크의 실물은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도 훨씬 작았다. 길이는 4135mm로 현대자동차의 소형차 ‘엑센트(4370mm)’보다 짧다. 높이도 1550mm로 크로스오버 치고는 단신(短身)이다. 외관의 특징은 개구리를 연상케 하는 커다랗고 동그란 안개등. 내부는 원가를 낮추기 위해 천이나 플라스틱 같은 재질을 많이 썼지만 붉은색 유광페인트를 사용해 젊은층의 취향을 맞췄다.

이 차는 지난해 한국에 출시돼 인기를 모았던 닛산의 상자 모양 준중형차 ‘큐브’와 형제 모델이다. 차체 뼈대(플랫폼)를 공유한다. 요네카와 미쓰루(米川滿) 닛산 홍보담당 매니저는 “큐브와 주크는 20, 30대 젊은 소비자 층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주크는 영어로 몸놀림이라는 뜻인데 일본어 ‘19(주큐)’와도 발음이 비슷하다.

시승한 모델은 2륜구동의 ‘15RX 어반 셀렉션’. 무단변속기(CVT)와 1.5L급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114마력을 낸다. 차는 힘겨운 기색 없이 성인 남자 2명을 싣고 당차게 경사로를 올랐다. 핸들링 능력은 스포티하지는 않았지만 일상적인 주행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출력의 한계로 고속주행에서는 쉽게 속도가 오르지는 않았다.

운전에 재미를 주는 요소도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운전 모드를 에코, 보통, 파워 3가지를 고를 수 있는 버튼이 있다. CD플레이어 밑의 조그만 LCD 스크린을 통해 엔진 회전수와 경제운전 달성도 같은 주행정보를 보여준다.

이 차의 일본 내 공인 연료소비효율은 L당 17.2km. 약 670km를 주행한 뒤의 평균연비는 L당 약 13km였다. 가파른 산길과 고속도로, 정체가 심한 도쿄의 시내를 거쳐 온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조그만 체구를 가진 주크가 이로하자카의 가파른 험로를 당차게 올라가는 모습은 기특할 지경이었다. 달리고, 돌고, 서는 운전의 기본기를 충실히 지켜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덕 정상에 올라 드높은 산등성이를 등지고 운전자와 차는 함께 숨을 몰아쉬었다. 주크는 젊은 운전자에게 첫 차로 알맞아 보였다. 일본 내 가격은 198만4500엔(약 2860만 원)으로 타사 동급 차종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 닛산은 이 차의 한국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닛코=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닛산 주크#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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