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510마력 파워에 묵직한 배기음… ‘질주 본능 DNA’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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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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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KR 5.0 SC 쿠페’

아름다운 외관에 걸맞은 아름다운 성능. 재규어가 선보인 ‘XKR 5.0 SC 쿠페’는 510마력의 최고 출력을 내면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인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제공
아름다운 외관에 걸맞은 아름다운 성능. 재규어가 선보인 ‘XKR 5.0 SC 쿠페’는 510마력의 최고 출력을 내면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인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제공
재규어의 브랜드 철학은 ‘아름답고 빠른 차(Beautiful Fast Car)’다. 영국의 클래식한 대형세단을 대표적인 이미지로 떠올리는 이들도 있지만, 알고 보면 재규어만큼 ‘레이싱 DNA’가 뚜렷한 브랜드는 흔하지 않다.

대표적인 모델이 스포츠카인 ‘XK’ 시리즈다. 이 차에는 모터스포츠와 함께해 온 재규어의 역사가 담겨 있다. ‘XK’라는 브랜드명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51년 프랑스 레이싱대회 ‘르망24’에서 ‘XK120C’가 우승을 차지하면서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재규어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브랜드의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다. 최근 시승한 XK의 고성능 모델인 ‘XKR 5.0 SC 쿠페’는 5L급 V형 8기통의 대형 엔진을 장착해 510마력이라는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자연흡기(NA) 방식인 XK 5.0도 ‘기본형’이라 부르기 무색한 385마력을 내지만, 슈퍼차저(엔진 구동축에 연결해 공기를 밀어넣어 출력을 높이는 과급기)를 얹어 강력한 성능을 구현한 것이다.

XKR의 간단한 시승 소감은 ‘호사스러운 질주 성능’이다. 고(高)배기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성능을 스포츠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안락한 승차감 안에서 맛볼 수 있다. 저속에서의 승차감은 일반 고급 세단을 탈 때와 큰 차이가 없다. 빠른 속도로 주행할 때에도 거동이 매우 안정적이다. 오직 빠르게 달리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는 스포츠카가 아니라는 얘기다. 재규어는 차 내부 곳곳을 특수 합성고무로 연결해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노하우에도 정통하다.

거칠게 달리고 싶다면 변속기를 스포츠(S)에 놓고 다이내믹 모드를 활용하면 된다. 다이내믹 모드는 수동 모드로 주행할 때 자동으로 기어 단수가 올라가는 것을 차단해 주는 기능이다. 패들시프트(운전대 아래쪽에 달려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변속기)를 조작해 가며 슈퍼카의 영역에 가까운 63.8kg·m라는 최대 토크(순간 가속능력을 나타내는 수치)를 언제든지 뽑아낼 수 있다. 엔진 회전수를 높여갈 때의 묵직한 배기음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XKR는 차체뿐 아니라 섀시에도 100%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했다. 대형 슈퍼차저 엔진을 장착하며 늘어난 차체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그래도 무게가 1860kg이나 된다. 현대자동차 대형세단 ‘제네시스 3.8’이 1795kg이다. 6단 자동변속기의 기어 단수가 부족한 감이 있고 낮은 연료소비효율(L당 7.3km)과 높은 가격(1억7690만 원)은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강력한 운동 성능과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언 칼럼이 그려낸 유선형 디자인의 조화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올 하반기에는 이 차의 성능을 한층 더 끌어올린 ‘XKR-S’가 국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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