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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예산 파행 우려에도… 뒷짐진 교육부

입력 2016-02-29 03:00업데이트 2016-02-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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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3년 공약이행 점검]고교무상교육-어린이집 누리과정
2015년 국고지원 전액 삭감되자 2016년은 아예 신청도 않고 포기
“대통령이 국민 앞에 공약을 내걸었는데 장관은 예산 확보 노력조차 안 한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교육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해 이 같은 ‘교육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 공약을 시행해야 할 담당 부처인 교육부가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고교 무상교육’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현재 의무교육과정에 속하지 않는 고교 교육과정을 전면 무상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공약에 따르면 고교 교육과정은 2015년부터 단계적으로 무상으로 바뀌고 2017년에는 전면 무상교육이 도입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공약은 아직 착수되지도 않았다.

교육부는 2014년 하반기에 ‘2015년도 예산안’을 제출하며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국고 예산 2420억 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예산 심사 과정에서 해당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그 뒤 교육부는 예산 확보에 손을 놓았다. 이듬해 ‘2016년 예산안’을 제출할 때는 아예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요청도 하지 않았다. 책임 부처인 교육부가 예산을 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으니 기재부는 예산 배정을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현재 교육부는 “재정 여건이 좋아지면 그때 다시 시행을 검토하겠다”는 태도다. 재정 여건이 언제 좋아질지 기약이 없는 만큼 사실상 교육부는 대통령의 고교 무상교육 공약을 폐기한 셈이다.

여전히 출구를 못 찾고 있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갈등도 교육부의 책임이 작지 않다.

교육부는 2014년에 제출한 ‘2015년도 예산안’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 2조1545억 원을 요청했지만 전액 삭감당했다. 일선 보육 현장에서는 누리과정을 적용하기 위한 예산이 필요한데 담당 부처인 교육부는 2조 원이 넘는 예산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한 것. 결국 교육청 예산인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이를 해결해야 할 상황에 몰리면서 시행령만 고치는 바람에 전국 교육감들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교육부는 예산을 삭감당한 뒤 이듬해에는 아예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 여당 원내대표 출신인 황우여 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는 “집권여당 거물급 인사가 장관으로 왔지만 예산 확보 과정에서 아무런 정치력도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후임 장관으로 임명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도 “교육부의 이전 입장을 반복할 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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