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9> 강운태 광주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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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권한 갖춘 호남총리 기용해야 진정한 탕평”

강운태 광주시장이 2일 광주시청 3층 비즈니스룸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대통합을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강운태 광주시장이 2일 광주시청 3층 비즈니스룸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대통합을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허울뿐인 국무총리보다는 정부 살림을 짜는 내각과 산하 기관장에 호남 출신 인사를 기용하는 것이 진정한 인사탕평입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2일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채널A 공동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대통합과 호남소외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요직에 호남 출신 인사를 두루 기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농림수산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을 역임하고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 호남 총리를 임명한다면 박 당선인이 호남에서 큰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한기흥 동아일보 부국장과 김정훈 채널A 사회부장이 진행했다.

―18대 대선에서 광주는 문재인 후보에게 92%라는 몰표를 줬다.

“광주에서는 유권자 81%가 투표했지만 몰표를 준 후보가 낙마했다. 시민의 상심이 컸지만 이제는 박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 광주시민들은 박근혜 정부가 역대 영남정부와 정말 다른지를 지켜보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대선에 패배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민주당이 너무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했다.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한 것이다. 야권이 단일화되면 승리한다는 생각만 했다. 민심을 계층별 지역별로 세분해서 접근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선거 때마다 표를 몰아줘도 지역발전에 기여한 것이 별로 없다고 여기고 있다. 민주당은 대오각성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국민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나.

“박 당선인이 공약한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남북 관계 회복에 힘쓰면 많은 국민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특히 국민대통합은 시대적 과제다. 국민통합 하나만 이뤄내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박 당선인이 그 과업을 이룰 것으로 믿는다.”

―국민대통합을 위해 필요한 것은 뭔가.

“박 당선인은 호남을 감싸 안아야 한다. 그러려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부터 지역 안배에 신경 써야 한다. 내각과 예산편성 부서 책임자, 정부 산하 기관장도 각 지역 인사를 고루 배치해야 한다. 특히 예산 편성과 감사 관련 부서에 인사균형이 절실하다.”

―호남 총리론이 나온다.

“호남 출신이 총리가 된다고 능사가 아니다. 얼마나 권한을 주느냐가 핵심이다. 헌법에 명시된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행사할 수 있는 힘 있는 호남 총리가 나와야 한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호남 인사가 홀대받았다는 인식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나왔을 때 호남은 큰 충격을 받았다. 호남이 자식으로 여기는 민주당을 버렸으니 소외감이 얼마나 컸겠느냐. 이명박 정부에서도 주요 부처 장관 중에 호남 출신이 거의 없었다. 차관보나 국장급에는 호남 출신이 더 없었다. 총리 한 명만 호남 출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광주에 동북아상품거래소, 원자력의학연구소를 짓겠다고 공약을 했는데 지키지 않았다. 호남 출신이 공직에 없으니 공약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 것이다.”

―박 당선인이 광주를 위해 꼭 해줬으면 하는 게 있나.

“박 당선인이 공약한 자동차 생산 100만 대 도시 육성 등 7개 사업과 동북아상품거래소 유치를 비롯한 지역현안 7개 사업 등 총 14개 사업이 반드시 이행될 수 있게 해달라고 인수위에 건의했다. 특히 자동차 생산 100만 대 도시 육성을 위해 군 훈련장 매입 예산 557억 원을 반드시 반영해 줬으면 한다.”

―광주의 재정자립도가 광역시 중 가장 낮다.

“광주시 재정자립도가 41%다. 예산이 부족해 작은도서관과 문화복지센터 건립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 복지예산이 지금보다 늘어나면 시 재정 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다. 광주시 예산 3조5000억 원 가운데 1조2000억 원(34%)이 복지예산이다. 무상보육, 무상급식은 지자체 살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무상보육은 정부에서 90% 이상 지원해야 시행이 가능하다. 자치단체가 복지 부담에 허덕이면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남북 단일팀 실현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박 당선인은 남북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광주시는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유엔 산하 공식기구인 유엔스포츠개발평화사무국(UNOSPD)과 협약을 체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남북 관계 회복에 광주가 교두보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에 뛰어든 이유는 뭔가.

“대한민국은 스포츠 강국이다. 세계 스포츠 이벤트 중 여름·겨울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했다. 이제 세계수영선수권대회만 남았다. 수영은 남녀노소가 즐기는 대중 스포츠다. 광주는 이미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를 위해 수영경기장 2개를 확보하고 있다.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아시아에서 열기로 방침이 정해진 만큼 광주가 이 대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

※ 강운태 광주시장 인터뷰 내용은 4일 오전 8시 10분 채널A에서 방영됩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강운태#박근혜#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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