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맞수]<3>돌아온 원내대표… 새누리 황우여 vs 민주 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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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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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통해 정치적 체급 상향… 대선 ‘수도권-중도 전략’ 키맨

《 여야의 원내사령탑이 4·11총선에서 나란히 체급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각각 5선, 3선 고지에 오른 것. 외유내강형인 두 사람 모두 다음 달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지만 향후 대선정국에서 막중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 몸값 치솟는 황우여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오른쪽)와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선진화법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오른쪽)와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선진화법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늘 웃는 인상이다. 여야 갈등이 첨예화한 상황에서도 환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자주 잡혀 “그만 웃어라. 실없어 보인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지만 실은 ‘더듬수의 달인’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실속을 다 챙긴다는 뜻에서다.

그는 1년 전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실리를 챙기는 정치를 했다. 당시 주류였던 친이(친이명박)계와 비주류였던 친박계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쇄신파와 친박계의 지원을 이끌어내며 원내대표를 거머쥐었다. 이후 지난 1년간 원내대표로서 나름대로 안정적인 정치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그가 5선 고지를 무난히 달성하면서 몸값이 더 뛰는 양상이다. 우선 당 일각의 ‘수도권 대표론’의 연장선에서 당대표로 거론되고 있다. 계파 색채가 뚜렷하지 않아 관리형 대표로 무난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선 승리를 위한 보수통합 논의를 위해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황 원내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인천 연수구 출신인 그가 서울과 경기를 아우르는 수도권 대표로 적합하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정의화 의원 등 다른 5선 의원들과 더불어 국회의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정몽준 전 대표가 7선으로 최다선이지만 대선 출마가 유력하다.

물론 그의 정치적 위상은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 상수의 개념은 아니다. 특히 충청권 친박계 좌장인 6선의 강창희 당선자가 당대표에 도전할지, 국회의장을 맡을지 등에 따라 황 원내대표의 향후 정치적 진로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당내 역학구도를 잘 알고 있는 듯 황 원내대표는 요즘 정중동(靜中動)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하겠다고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조용하게 당 주류인 친박계 내부의 의견이 조율되기를 기다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급한 것이 당대표니까 당권 얘기가 먼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좀 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균형추 자임한 김진표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4·11총선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현직 원내사령탑으로 선거기간 내내 각종 회의를 주재했음에도 공천 막판까지 “낙천시켜야 한다”는 말을 듣는 등 수모를 겪었다. 일부 시민단체는 그를 “새누리당 X맨(팀을 해롭게 하는 내부 인사)”이라고까지 하면서 낙천을 요구했다. 지난해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국회 통과를 둘러싼 여야 갈등 국면에서 대화와 타협을 우선시한 게 원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총선에서 보란 듯이 61%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경기지역 당선자 가운데 최고 득표율. 그의 지역구(경기 수원정)는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어서 그의 승리는 더욱 돋보인다. 민주당이 대중영합적 좌클릭보다는 중도층의 마음을 얻고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음을 알리는 지표라는 해석이 많다.

그래서일까. 선거 후 김 원내대표는 연일 중도를 강화하고 당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그는 “민주당은 재벌개혁, 경제민주화라는 구호만 거창하게 내세웠지 각론을 내놓지 못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통합진보당과의 차이를 알지 못하게 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경제민주화의 경우 제도의 틀 속에서 폐해를 고쳐나가야 하는데 재벌을 때리기만 했다. 보편적 복지도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아 재정파탄, 세금폭탄이란 우려를 줬다”고 비판했다.

그의 원내대표 임기는 다음 달 3일까지지만, 향후 대선정국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대선은 ‘중도층’와 ‘수도권’의 표심이 향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부총리와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홍재형, 강봉균 의원의 19대 국회 진입이 좌절돼 경제통으로서의 그의 위상은 더 올라갔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을 두루 거친 경험도 강점이다. 친김대중계와 친노(친노무현)계로 쪼개진 당내 계파 대립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의욕만 앞세워 국민과 멀어지지 않도록 개혁의 균형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새누리당#황우여#민주통합당#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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