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맞수]<2> ‘정권 2인자’에서 비주류로… 새누리 이재오 vs 민주 박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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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朴 중심축 vs 非盧 중심축… 대선정국 입지 확장 암중모색

《 둘 다 ‘정권 2인자’란 소리를 들었다. 이젠 비주류의 구심점을 맡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지만 각자 대선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 얘기다. 》
■ ‘MB정권 2인자’ 이재오

이재오 당선자
이재오 당선자
“정권 재창출 과제를 앞두고 손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16일 12월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등과 함께 당내 비박(非朴·비박근혜)계 대선주자 3인방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 유권자들이 두 차례 선거(재·보궐선거와 총선)에서 제 손을 들어주면서 MB(이명박)정권에 대한 심판과 책임으로부터 해방시켜줬다”면서 “이제 훨씬 자유스럽게 소신대로 정치를 할 수 있으며 5월 당 전당대회를 전후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서) ‘누가’ 정권을 창출하느냐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누가 되든 ‘우리’가 정권을 다시 창출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내가 뭘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세상 민심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실제 그는 요즘 권력무상을 실감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창출의 일등공신으로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이었지만 요즘 당내 입지는 현저히 위축된 상황이다. 그러나 그는 “언제 내가 세력을 갖고 (정치를) 했느냐”면서 “세(勢)라는 것은 뜬구름 같은 것으로 정치는 비전이 중요하며, 가는 길이 옳으면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 전 대표와 김 지사 등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과도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지난주 이들과 잇따라 통화하며 정국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릴 경우 등에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현 정부의 공과로부터 자유롭다는 이 의원의 주장이 당 안팎에서 설득력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그는 “두 번 선거에서 이겼는데 여든 야든 (이명박 정부 심판론으로) 나한테 얘기를 못하게 돼 있다”고 반박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DJ정권 2인자’ 박지원


박지원 당선자
박지원 당선자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문성근 대표직무대행 체제 출범에 제동을 걸었다. “총선 실패에 책임지고 반성할 사람들이 나서서 당을 이끌겠다고 하면 국민이 뭐라고 하겠느냐”는 논리였다. 당헌·당규상 최대 2개월인 문 대행 체제가 3주짜리 시한부로 축소된 데에는 박 최고위원의 입김이 컸다.

민주당에는 아직도 박 최고위원의 정치력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3선 고지에 오르는 그는 대통령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 당 원내대표 등 굵직한 자리를 두루 거쳤다.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났듯이 여권의 빈틈을 찾아내 몰아붙인 뒤 반사이익을 챙기는 실력은 따라갈 사람이 없다는 평을 받는다. 2010년 5월부터 1년간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에는 당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타협의 정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정치를 아는 사람들’이란 칭찬도 들었다.

사실 박 최고위원은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당 대표 1순위로 꼽혔다. 야권 대선주자를 후원하고 당을 관리할 인사로는 박 최고위원이 제격이라는 것. 19대 총선 공천을 의식한 민주당 의원들이 일찌감치 그의 눈치를 봤을 정도였다. 그러나 1월 전당대회에서 전통적인 지지층인 호남세와 동교동계를 등에 업고도 4위에 그쳤다. 야권 통합에 소극적인 모습과 평소 훈수를 두는 듯한 정치 스타일에 반감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킹메이커’에서 ‘호남 좌장’으로 위상이 추락했다.

그는 이후 공천 과정에서 호남 홀대론 등을 제기했을 뿐 당무에는 입을 굳게 닫았다. 그러다 한명숙 대표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부터 부쩍 자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선 ‘문 대행 체제의 할 일’이라며 △서울 강남을 등 총선 부정선거 의혹 제기 △언론노조 파업 문제 해결 △노조탄압 관련 현장조사 등 3가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6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차기 당 대표 후보에도 그의 이름은 꾸준히 거론된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이재오#박지원#19대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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