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맞수]<1> 충청권 중진들의 부활… 새누리 강창희 vs 민주 이해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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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패 좌우할 중원, 내게 맡겨라”

《19대 국회는 초반부터 달아오를 듯하다. 원 구성부터 가을의 국정감사까지 모든 국회 일정이 12월 대선과 맞물려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여야 대결은 시작됐다. 동아일보는 ‘불꽃 승부’가 예상되는 여야 라이벌을 소개하는 ‘19대 국회 맞수’ 시리즈를 연재한다. 첫 번째 맞수는 충청권의 친박(친박근혜) 좌장인 새누리당 강창희, 야권 최고의 기획통인 민주통합당 이해찬 당선자다.》

■ ‘충청 친박 좌장’ 강창희

강창희 당선자
강창희 당선자
총선 후 새누리당 강창희 당선자(대전 중)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8년의 와신상담 끝에 6선이라는 ‘화려한 부활’에 성공해서만은 아니다. 충청 지역의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인 데다 몇 안 되는 ‘생환 중진’으로 향후 대선 국면에서 큰 역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 당선자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연은 탄핵 역풍이 거셌던 2004년 17대 총선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몇몇 중진과 함께 52세의 재선 의원이던 박 위원장을 당 대표로 내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처음엔 손사래를 쳤던 박 위원장도 “이렇게 나라가 어려운데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라면 어떻게 판단하셨겠느냐”라는 그의 말에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후보 경선, 18대 총선 공천심사 등 주요 국면마다 그는 수면 위아래를 오가며 박 위원장을 도왔다. 대선후보 경선 때는 박 위원장이 먼저 그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부권은 확실히 책임지겠다”는 말로 고사하긴 했지만 강 당선자에 대한 두터운 신임과 함께 ‘중원 확보’를 위한 그의 잠재적 역할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2007년 4월 대전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던 그는 이르면 5월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충청 출신으로 ‘킹 메이커’ 역할에 제격이란 점에서다.

하지만 군 출신인 그에게 ‘신군부의 막내’라는 꼬리표는 걸림돌이다. 2006년 지방선거 승리 직후 ‘포스트 박근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도 5공 인사라는 공격을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박 위원장의 취약점을 보완하려면 ‘수도권의 젊은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국회의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강 당선자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선 국면에서 자유선진당 등 범보수 연대에 대해선 “역할이 주어진다면 앞장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서울을 찾아 당 고위 인사들을 두루 만난다. 중앙정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란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野 최고 기획통’ 이해찬


야권의 시선이 다시 ‘대장 부엉이’ 이해찬 당선자에게 쏠리고 있다.

총선 패배→한명숙 대표 사퇴→임시 지도부체제와 전당대회→대선후보 선출…. 12월 대선까지 숨 가쁘게 이어질 정치 이벤트와 각종 변수에 대처하기 위해선 ‘이해찬의 기획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당내 최다선인 6선 고지를 밟은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야권 최고의 전략기획통. 큼지막한 안경을 즐겨 써 지인들로부터 ‘대장 부엉이’로 통하는 그는 같은 이름의 팬 카페도 갖고 있다.

이해찬 당선자
이해찬 당선자
이 당선자는 지난해 말부터 ‘한명숙 대표, 문재인 대선후보’ 구도를 주장해 왔고, 총선 전까지는 이 구도가 민주통합당에 정석처럼 통했다. 총선 후 한 대표가 사퇴하고 문재인 상임고문도 ‘낙동강 전투’에서 부상당하면서 그 구도 자체가 흔들리자 다시 그의 전략에 기대려는 사람이 야권에 많다. 공천 실패 등 한명숙 지도부의 총체적인 전략 부재로 총선이라는 ‘밥상’을 걷어찬 만큼, 베테랑 전략통에 대한 당내 갈증이 어느 때보다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당선자는 총선 후 참모들에게 “이 정도 성적이면 연말 대선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 특히 수도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대선전략 구상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 핵심 관계자는 “문 고문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손학규 전 대표 등 범야권 대선주자들이 상처 입지 않고 경쟁할 수 있도록 판을 짜는 게 이 당선자 스스로 생각하는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총선 전까지 베이스캠프로 활용했던 재단법인 ‘광장’을 정국 분석을 위한 싱크탱크로 전환하는 등의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약진한 충청권을 공략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첫 국회의원으로서 세종시 출범으로 인한 경제적 성과를 충청권으로 확산시켜 대선 민심을 다잡으려는 전략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가 선거 기간 “이해찬이 당선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외친 데 이어 총선 다음 날인 12일 “명품 세종시를 완성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4·11총선#새누리당#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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