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 미사일은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발돼 이미 여러 차례 요격 실험에 성공한 미사일방어(MD) 무기다. 2008년 2월엔 미 해군 이지스함이 쏴 올린 SM-3 미사일이 다량의 독극물이 실린 노후 첩보위성을 대기권 밖에서 정확히 파괴하기도 했다.
반면 세종대왕함 등 한국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SM-2 미사일은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는 있지만 음속의 몇 배 속도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이나 그 잔해를 맞히기엔 역부족이다. SM-3 미사일보다 사거리와 비행속도 등이 한참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 지상에 배치한 패트리엇(PAC-2) 미사일과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PAC-2 미사일은 MD의 하층 방어용으로 개발된 PAC-3 미사일보다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한국의 요격 방침은 공허하게 들린다.
반면 일본은 강력한 ‘MD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더욱이 일본은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미일 군사동맹을 대폭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을 태세다. 일본은 최근 도쿄 인근 요코타 주일미군 기지의 미 제5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가 MD 임무 조정을 위해 설립한 ‘공동통합운영조정소’를 본격 가동했다.
이곳은 약 12만 m² 규모로 미 공군과 일 항공자위대 요원 800여 명이 함께 근무하는 ‘미일 MD 공동지휘소’이다. 군 관계자는 “로켓의 궤도 추적부터 요격까지 MD의 전 과정을 미일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대처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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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북한의 장거리로켓 도발은 MD를 기반으로 한 미일 군사 일체화를 가속화하고 아시아태평양에서 일본 자위대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함의를 면밀히 따져봐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