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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의 軍 들여다보기]北-美 화해무드에 한미연합훈련 눈치보기?

입력 2012-03-02 03:00업데이트 2012-03-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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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한국과 미국 해병대는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여단급 연합상륙훈련을 할 계획이다. 한국 해병대와 주일미군(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제3해병기동군) 병력 1만여 명, 상륙함, 상륙장갑차, 공격헬기 등이 참가한다. 연합상륙훈련으로는 1989년 팀스피릿 이후 최대 규모다. 한미 해병대는 그동안 대대급, 연대급 상륙훈련을 주로 실시했다.

한미 연합상륙훈련은 북한이 전면 남침을 감행할 경우 동해안에 교두보를 확보해 최단 시간 안에 평양을 공략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된다. 북한은 해마다 한미 연합상륙훈련을 맹비난했고, 올해도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북침 전쟁연습’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북한의 협박과 반발에도 군 당국은 연합상륙훈련을 거의 매년 언론에 공개해 왔다. 하지만 올해엔 훈련 현장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1일 구체적인 이유는 얘기하지 않은 채 “현재까지 공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달 27일과 1일부터 각각 시작된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전력의 실사격 훈련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듯하다. 지난해 키리졸브 훈련 때 미 2사단 소속 스트라이커 부대의 실사격 훈련에 국내외 기자들을 초청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군 당국의 ‘로 키(low key)’ 분위기는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에서 3차 북-미 대화가 열리기 전부터 감지됐다. 예년의 경우 군 당국은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의 주요 내용과 참가 전력에 대해 구체적인 브리핑을 했다. 2010년 키리졸브 훈련 땐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유사시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임무를 맡은 미군 부대의 참가를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군 당국은 훈련 개요만 발표했고, 미국 항공모함의 훈련 불참 사실도 최근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된 뒤에야 확인해 줬다.





이런 분위기는 비핵화 사전 조치와 대북 영양 지원 합의로 조성된 ‘북-미 화해 무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청와대나 정부도 훈련은 계획대로 하되 떠들썩하게 공개해 북한을 괜스레 자극하지 않길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노골적인 대미 화해전술로 한미 대북공조를 흔들어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사과 요구를 어물쩍 넘기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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