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3곳 후보 릴레이 인터뷰]<6·끝> 손학규 민주당 분당을 국회의원후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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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많은 분당이 死地?… 여기서 변화의 싹 틔우겠다”

그는 국물 한 방울, 밥 한 톨 남기지 않았다. “김치가 참 맛있다”며 배추김치 한 접시를 추가로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다소 겸연쩍은 듯 웃으며 “몸무게는 그대로예요. 내가 악착같이 먹어야 하는 상황이니까…”라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후보와의 인터뷰는 18일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설렁탕집에서 진행됐다. 당 대표로서 4·27 재·보선을 지휘하면서 동시에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치열한 전선을 직접 뛰고 있는 그는 인터뷰 내내 ‘분당을 통한 우리 사회의 변화 의지’를 강조했다. 동아일보가 4·27 재·보선 현장을 찾아 상대후보와 유권자들이 궁금히 여기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연속 보도해온 후보자 릴레이 인터뷰의 마지막 순서였다. 손 후보는 “지금까지 강재섭 후보가 상대 비방 중심의 선거전을 벌이고 있는데 질문을 주고받으면 역시 네거티브로 갈 소지가 높다. 이건 유권자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 방식을 거절했다.

―분당은 그간 민주당엔 ‘사지(死地)’, 한나라당에는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불려왔는데….

“물론 분당은 민주당으로선 아주 어려운 곳이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도전을 회피하는 건 정권교체 의지를 포기하는 것이다. 나는 2009년 10월 경기 수원 장안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당선 가능성도 높았고) 당의 출마 요구가 많았지만 출마하지 않았다. 그러나 분당엔 출마했다. 변화를 요구하는 중산층의 힘과 정권교체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분당 출마 이후 줄곧 ‘튼튼한 중산층’을 강조하나.

“한국 정치는 중산층이 변화시켜 왔다. 그런 의미에서 중산층의 대표적 도시인 분당이야말로 대한민국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 이 시대의 요구는 사회적 대립, 갈등, 특권과 반칙을 종식시켜 복지국가, 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정치권력을 바꿔달라는 것 아니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면서) 이곳 분당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 의지를 모아내겠다.”

대학교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출신답게 그는 과거 역사에서 나타난 중산층의 역할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옛 유럽의 절대왕조 체제에서 시민혁명을 일으킨 부르주아 계급이 요즘 개념으로 보면 중산층이며, 1987년 6월 민주항쟁 승리의 원동력이 된 서울시청 앞 넥타이 부대가 요샛말로 치면 중산층이다, 역사는 늘 그 시대의 중산층이 선도해 왔다, 이런 식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선 분당을 출마가 대선주자로서의 지지율 반등을 노렸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목소리를 높이며) 당 대표, 국회의원 3번, 장관(보건복지부)을 한 사람이 국회의원 한 번 더 해서 권력을 얻겠나, 명예를 얻겠나. 그것도 (임기) 1년짜리인데…. 나는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2008년 총선 때는 서울 종로에서 출마했다가 이번엔 당의 요구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지역구를 옮겼는데….

“내 팔자인 모양이다(웃음). 정치가 개인의 영달, 안위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잖나. 시대의 요구,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게 정치·정치인이 존재하는 이유다. 정치는 뜻을 세우고 뜻을 실천하는 것이니까.”

손 후보는 제1야당 대표지만 늘 수행원은 3명 정도다. 그는 선거 초반부터 민주당의 상징인 연두색 점퍼 대신 양복 차림으로, ‘나 홀로 유세’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 색깔보다는 ‘손학규’라는 인물론으로 승부하려는 듯한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나홀로 선거’를 치르다보면 외롭지 않나.

“외롭기는…. 버림을 받았으면 외롭겠지만 의원들이 서로 돕겠다고 나서는데….”

―한나라당에서는 손 후보가 민주당 후보임을 부각시키지 않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한다. 지금 매고 있는 연두색 넥타이는 민주당의 상징색을 의식한 건가.

“아, 이 넥타이, 일부러 색을 맞춰 맨 것은 아닌데…(웃음). 한나라당의 주장에 일일이 대꾸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번 분당 선거는 우리가 몰려다니면서 위세를 과시하는 선거가 아니다. 우리 민주당 의원들은 서로 돕겠다고 하지만 양해를 구했다. 내가 정치 신인이라거나 지명도가 낮은 사람이라면 의원들이 함께 해줘야겠지만.”

―하루 일정은 몇 시에 시작하나.

“오전 5시 교회에서 새벽 예배를 드리려면 4시엔 일어나야 한다. 머리도 감고, 면도도 해야 하니까. 밤 12시 전엔 자려고 노력하지만 사람들도 만나고 이곳저곳 다니고 회의를 해야 할 때도 있어 쉽지 않다.

―오늘 아침에도 분당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춘천에 (당대표로서 강원도지사선거 지원을 위해) 갔다가 다시 분당에 돌아왔는데….

“(씩 웃으며) 희망대장정’(2006년 100일간의 민생탐방) ‘민심대장정’(올 초 두 달간의 민생탐방) 때보다는 이동거리가 적지만 보좌진 3명이 3교대로 운전을 한다.”

―이번 선거, 이길 것이란 감은 오나.

“그런 것 모른다. 열심히 할 뿐이다.”

―강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훌륭한 분이다.”

성남=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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