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3곳 후보 릴레이 인터뷰]<4> 이봉수 국민참여당 김해을 국회의원 후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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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盧 前대통령과 10년 함께한 사람”

《 이마에 파인 깊은 주름, 검게 그을린 얼굴, 거칠고 투박한 손…. 14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사무소에서 만난 이봉수 국민참여당 소속 야권 단일후보는 얼핏 보기에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시골 농부에 가까웠다. 인터뷰 내내 이 후보는 “김해에서 10년 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동아일보를 통해 던진 6개 항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노무현의 적자(嫡子)’임을 부각하려 애썼다. 》
▽김태호 후보=이 후보는 2007년 대선 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후 창조한국당에 입당해 문국현 후보를 지지했다. 친노(친노무현) 인사들도 정체성 문제를 거론하던데….

▽이봉수 후보=나는 지난 10년간 노 전 대통령과 함께해온 사람이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한 뒤 다른 단체 직함은 한사코 거절했지만 제가 이끌고 있는 사단법인 ‘맑은 물 사랑 사람들’의 고문직을 수락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007년 대선 때는 여당(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정동영 현 민주당 최고위원)가 노 대통령을 공격하는 말을 많이 했고, 기존 정당에서는 집권 가능성,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당시엔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에서 추구하는 가치에 더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김 후보=민주당 등 야4당의 단일후보로 선출된 것은 이 후보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승리 아닌가.

▽이 후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유 대표에게 쏠리는 관심은 이해한다. 그러나 그것을 유 대표만의 승리로 봐서는 안 된다. 선거는 후보가 뛰는 것 아닌가.

▽김 후보=선거 자체를 유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 후보=유 대표가 그렇게 두려운가. 후보 지원 안 하는 정당이 어디 있나. 선거에서 유권자는 후보의 인물과 소속 정당의 가치를 함께 선택한다. 그래서 유 대표가 선거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일 순 있다. 그러나 김해시민들을 위해 일할 사람은 유 대표가 아니라 나다.

▽김 후보=야4당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대표적 친노 인사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사실상 민주당 곽진업 후보를 지지했는데….

▽이 후보=문 이사장은 야권 단일화를 중재했고 곽 후보가 자신의 중재를 받아들였다는 자체를 지지하고 높이 평가했던 것뿐이다. 문 이사장은 (내가 단일후보가 된 뒤)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제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도 맡고 있다.

▽김 후보=야4당이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선출했지만 각 당 지지자들이 모두 이 후보를 지지하진 않는 것 아닌가.

▽이 후보=기계적 단일화라는 말인데…. 이건 단일화를 위해 그간 애써준 시민단체와 야4당을 모욕하는 발언이다. 이분들은 영남에서 한나라당이 더는 독주해선 안 된다고 판단해 힘을 합쳤다.

▽김 후보=지역주민들이 이 후보를 단일후보로 뽑은 이유는 뭐라 생각하나.

▽이 후보=‘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를 이기고 김해를 지키라’는 거다. 제 모든 힘을 다해 그 요청에 보답하겠다.
▼ 동행취재 기자가 물었다 ▼


―상대 후보는 경남도지사, 총리 후보자 출신이다.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꼽는다면….

“영남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라는 것이 큰 강점이다. 조직력, 자금력도 풍부하다. 그러나 총리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관련된 의혹 등이 제기돼 낙마했다. 고향도 아닌 김해에서 출마한 것도 적절치 않다. 특히 (민주당 최철국 전 의원이 박 전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점을 가리키는 듯) 이번 김해을 보선은 박 전 회장 때문에 치러지는 것이다. (김 후보는) 좀 더 자숙하면서 고향인 거창에서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는 게 바람직했다고 본다.”

―이 후보의 강점은….

“김해는 급성장한 도시여서 어둡고 풀어야 할 게 많다. 김해를 잘 아는 사람이 풀어내는 게 효율적이다. 김해에 뼈를 묻을 사람은 저라는 걸 유권자들은 안다. 100일 넘게 돌아다니면서 접한 민심은 ‘이번만큼은 한나라당을 응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유리한 조건을 끝까지 고수했다. ‘노무현 정신’과 배치되는 것 아닌가. 친노그룹 간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는 얘기가 많은데….

“(즉답을 피하면서) 노무현 정신을 공유하고 그런 가치관을 실현하는 마음을 갖는 게 소중하다.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얘기는 지나치다. 친노그룹의 가치관은 어디에 몸을 담고 있건 똑같다.”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김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여론조사 수치엔 연연하지 않는다. 군소정당 소속이어서 몸으로 끝까지 뛰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지역 내 모든 상가를 2번 이상씩 방문했다.”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노 전 대통령이 1998년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지 한 달 뒤쯤 김해에 내려왔을 때 만났다. 난 김해농업경영인회장이었는데, 농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뜻이 통해 의기투합하게 됐다.”

김해=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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