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3곳 후보 릴레이 인터뷰]<1> 최문순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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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퇴직 19일만에 정치입문한 것 사과 용의”

《 14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가는 4·27 재·보궐선거의 3대 격전지는 도지사 보궐선거가 벌어지는 강원도와 국회의원 보선이 실시되는 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이다. 동아일보는 격전 현장의 후보들을 찾아가 상대 후보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받아 유권자들이 궁금히 여기는 질문과 함께 던져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
■ 엄기영 후보가 물었다

▽엄기영 후보=언론의 정치적 중립은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한다. 그런데 최 후보는 MBC 사장 퇴임 뒤 19일 만에 민주당에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해 국회의원이 됐다. 최 후보가 주장해온 ‘언론의 정치적 중립’이 무엇인지 답변해달라.

▽최문순 후보=사장을 할 때엔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 그 문제와 비례대표 후보 신청은 별개 문제다. 다만 ‘어느 정도 유예 기간을 두고 정치권에 입문했어야 했다’는 건 타당한 주장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사과할 용의가 있다.

▽엄 후보=최 후보는 2월 25일 “엄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온다면 후보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라고 했는데, 8일 한림대에서 열린 토론회에선 “엄 후보를 찍어도 좋으니 투표를 해달라”고 했다. 정략적이고 모순적인 선거 캠페인 아닌가.

▽최 후보=그때(2월) 얘기는 진심이었다. (오늘 얘기는) 투표 참여를 독려할 때 나를 찍어달라고 하면 안 된다(안 되기 때문이다). 속마음은 어떤지 몰라도 그렇게(엄 후보를 찍어도 좋으니 투표를 해달라고) 표현해야 한다.

▽엄 후보=최 후보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벌이고 있다. 정책선거전을 펴기 위해 양 후보 합동으로 ‘네거티브 중단’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어떤가.

▽최 후보=정책선거를 하자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그런 분이 왜 TV토론은 하지 않는 건가(최 후보는 엄 후보가 8일로 예정됐던 지역방송 주관 TV토론을 거부했다며 성명서를 냈다).

▽엄 후보=최 후보는 양양국제공항의 활주로를 현재보다 500m 늘려 국제관문으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단순히 활주로만 증설하는 것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공약 아닌가.

▽최 후보= 중국과 일본 쪽 몇 개 노선을 뚫으면 관광객은 늘어난다. 또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면 양양 국제공항의 쓰임새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엄 후보=최 후보는 대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공약했다. 요즘 대기업들은 대부분 자동화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어 ‘대기업 유치=일자리 창출’이란 공식이 일치하지 않는다.

▽최 후보=나는 일자리 창출 공약으로 대기업 유치, 기업 신설, 사회적 일자리, 노인 일자리, 여성 일자리 제공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상대의 공약 중 한 가지만 딱 골라 공격해서야 되겠나.

▽엄 후보=최 후보의 공약은 전체적으로 재원 마련 방안, 소요 예산 등이 명시돼 있지 않다.

▽최 후보=우리 내부에 다 있다. 엄 후보 본인이 공부를 잘 안 하신 것 같다. 재원 마련 방법과 시간 계획까지 다 갖고 있다.
■ 동행취재 기자가 물었다


13일 춘천에서 만난 최 후보는 예전보다 훨씬 까맣고 말라 있었다. 2월 25일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면적이 서울의 28배나 되는 강원도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평소 유지해온 체중(68kg)이 3kg이나 빠졌다고 했다. 춘천 의암호에서 원주 선거사무소까지 1시간 동안 차량으로 이동하는 내내 그는 ‘강원도의 자존심’을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 들어 지역에 대한 배려가 이뤄지지 않고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강원도가 직격탄을 맞았다. 철원 양구 등 최전방 군인들이 휴가를 안 가니 가족들도 면회를 안 온다”면서 “이러니 지역경제가 뭐가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동정론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것 같다’는 도내 일각의 비판에 대해 “도민들이 처음으로 선택한 야당 지사를 정권에 빼앗겼다. 이광재의 자리를 되찾아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MBC 선배이자 춘천고 5년 선배인 엄 후보에 대해 그는 “인지도가 높지만 당(黨)을 바꿔 출마했다는 것이 결정적 약점”이라고 강조했다. 엄 후보가 민주당에 몸담은 적은 없다. 그러나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엄 후보에게 강원도지사 출마를 삼고초려했을 때 ‘언론계에 남고 싶다’며 거부했던 사람이 한나라당에 간 것을 ‘당적 변경’과 동일시하는 듯했다.

최 후보는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 사건 직후 각종 언론인터뷰를 통해 줄기차게 좌초 가능성을 주장했다. “어뢰 등으로 인한 폭발 증거가 없다. 충돌, 좌초, 침수 절단, 피로 파괴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좌초 후 절단’이라고 생각한다”는 식이었다. ‘지금도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묻자 그는 “당시 정부의 설명에서 제대로 이해가 안되거나 모순된 부분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일 뿐 좌초설을 주장한 적은 없다”고 한발 빼는 자세를 취했다.

춘천=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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