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국구상’ 들어봅시다]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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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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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과 면담 이뤄진다면… “MB와 회담 건의할 것”
손학규와 대북정책 충돌? “햇볕정책은 약 아닌 밥”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새해 들어 한껏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당 남북평화특위 위원장 자격으로 안보와 평화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2012년 대통령선거의 화두로 떠오른 복지정책 경쟁을 두고는 이미 지난해 내건 부유세 신설 및 노인연금 확대 등 ‘역동적 복지국가론’을 토대로 각종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9일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올 한 해가 중요하다. 남북관계, 복지정책을 놓고 치열한 노선, 정책 승부를 통해 민주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을 앞서면 집권에 이를 수 있다”며 “당의 존재감은 의석수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방북 및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공식 요청했는데….

“북한이 나를 초청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내가 방북 의사를 밝힌(4일) 지 하루 만에 북한이 ‘전면적 대화’를 요구해 왔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연평도 포격 사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충격과 분노는 이해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화라는 이성적 대응이 필요하다. ‘한반도의 주인이 누구냐’란 문제를 큰 시각에서 봐야 한다. 19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고맙지만 당사자인 남북 당국이 대화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만약 방북하게 되면 두 가지를 얘기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 임기 내에 조건 없는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것과 연평도 포격이란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평가한다면….

“철학, 그림, 전략이 없는 3무(無) 정책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정권이다.”

―지난해는 ‘재기’의 시기였다. 복당(復黨)도 하고 지도부에도 복귀했는데….

“복당이라…. 힘들었다. 정동영이야말로 민주당의 정체성과 노선에 가장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난해 부유세 도입 제안 등 ‘보편적 복지’란 화두를 던져 민주당으로 하여금 노선과 정체성을 놓고 제대로 고민하도록 했다는 것을 가장 잘 한 일로 평가한다. 나는 부유세가 ‘보편적 복지’를 당론으로 내세운 민주당에 필요한 정책이라고 본다. 물론 예산구조 및 조세제도 개혁도 필요하다.”

―2012년 대선 재도전 의사는….

“연평도 사태, 전세 대란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대권을 운운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지금 민주당은 ‘어떻게 국민의 희망이 될 것인가’에 집중할 때다. 더구나 나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게 된 책임자(2007년 대선 후보로 나서 패배)가 아닌가.”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견해는….

“정치는 생물이다. 어떤 변화가 앞으로 2년 동안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우리 국민은 위대하다. 2007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시대정신이란 국민의 가슴속에 들어 있는 요구를 끄집어내는 것’이란 점을 깨달았다. 지금 한나라당 정권과 세력이 시대의 요구를 대표한다고 보는가? 난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지금 보수 진영은 진보세력의 연대와 통합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본다.”

―박 전 대표를 비롯해 여권 내에서도 복지론이 활발히 나오는데….

“한나라당 세력은 박정희 정권 이래 성장, 개발 지상주의를 지향해 왔다. 그런데 성장과 복지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이 없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007년 대선 때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줄푸세’와 복지는 180도 다른 것이다. 정책을 전환하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특히 재원 대책을 내놓지 않는 복지는 ‘무늬만 복지’, 허구다. 박 전 대표와 함께 정치하는 분들(한나라당)은 ‘날치기’를 통해 서민 복지 예산을 사라지게 한 사람들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너무 무기력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엇이 가장 문제라고 보나….

“노선과 정체성이 불분명하니까 역동성을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무기력한 것이다. 며칠 전 손학규 당 대표에게 ‘보편적 복지에 대한 당내 의원 86명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구를 빨리 만들어 복지정책과 재원마련 방책을 국민에게 제시하자’고 촉구한 것도 무기력함을 떨쳐내기 위해서다.”

―손학규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평가를 한다면….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은 최상의 팀이 아니었던 우리 월드컵 축구대표팀을 최상의 팀으로 만들었다. 손 대표는 ‘팀 빌딩(건설)’에 좀 더 노력해야 한다. 당 최고위원(9명)들을 중국 공산당 권력의 핵인 상무위원 9명처럼 팀플레이 속에서 경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손 대표는 ‘햇볕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했는데….

“손 대표는 ‘대화’라는 햇볕정책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본다. 햇볕정책은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대화정책을 쉽게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햇볕정책은 ‘약’이 아닌 ‘밥’이다.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동영상=정동영, 비주류 선봉에 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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