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국구상’ 들어봅시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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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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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합의처리? “野와 끝장토론 용의”
개헌 추진 잘될까? “의외로 잘 풀릴수도”

새해 초부터 정치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선이 아직 2년 가까이 남았지만 여권에서는 대권 레이스 조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다. 정국 주도권 장악을 겨냥한 야당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신묘년의 정국 방향을 점쳐보기 위해 동아일보는 정치권을 움직이는 ‘키 플레이어’들의 새해 구상을 차례로 들어본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여당 대표로 선출된 후 정치인생에서 어느 때보다 힘겨운 6개월을 보냈다. 여권 지도부 내의 견제와 풀리지 않는 여야 관계에, 구설수까지 잇따르며 흔들렸다.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나라당사 대표실에서 만난 안 대표는 비장한 표정으로 심기일전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새해 각오와 목표는….

“새해에는 정권재창출의 기반을 닦기 위해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서민경제를 살리고 이를 통해 젊은 세대의 지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양육수당, 보육교사에 대한 지원 등 올해 예산안 확정 과정에서 깎인 보육 예산을 되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두 가지 일을 당이 주도해 나갈 것이다.”

―당장 지난해 말 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청문 대상자들이) 충분히 검증을 거쳤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놓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예상되는데….

“한미 FTA 문제는 (여야간) 합의 처리가 가능하다고 본다. 국익에 관련한 문제고 또 우리가 미국보다 앞서 처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필요하다면 ‘끝장 토론’도, 야당이 응한다면 언제든지 국회에서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올해 집권 4년차를 맞아 정치권에선 사실상 ‘레임덕’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레임덕이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에서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내부 목소리도 있지만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걸 가지고 레임덕이 있다고 표현하는 건 무리다.”

―당내 대권 주자들의 각개약진이 시작되면서 대선 분위기 조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조기 과열됐다고 보지 않는다. 후보들 간의 정책경쟁은 얼마든지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 그런데 의원 ‘줄 세우기’ 등 세력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 후보들을 흠집 내기 위한 야당의 허무맹랑한 공격에 대응하면서 정정당당한 정책경쟁을 통해 (대선 당내 경선을) 관리해 나갈 것이다.”

―대표로서 내년 대선의 당내 경선 관리까지 맡아야 된다. 2012년 대선의 시대정신, 올해부터 내년까지 이어질 전체 키워드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대선에선 결국 선진국가로 도약시킬 수 있는 세력이 누구인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복지를 갖추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서민경제를 살리는 것이 한나라당에 부여된 시대정신이라고 본다.”

―대표가 된 뒤 당청관계 변화와 당 주도의 국정운영을 얘기해 왔는데….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이 협조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총선이 1년 3개월 정도 남아 있다. 그래서 이제는 여당이 주도해서 정책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정부와 협조할 것은 협조하지만 견제할 것은 철저히 견제하면서 정책을 한나라당이 주도할 것이다.”

―지난해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에 합의했는데 실현되지 않고 있다. 또 친박(친박근혜)계 무소속 정수성 의원의 입당 문제는….

“오늘 미래희망연대 노철래 대표대행과 만나 합당 절차를 빨리 밟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미래희망연대가 국세청으로부터 추징당한) 세금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추진해 상반기 중 (합당)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러나 무소속 의원 영입 문제는 당내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다.”

―당장 당대표로서 가장 시급한 현안이 4월 재·보궐선거로 보인다.

“4월 재·보선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재·보선이 (대표에 대한) 평가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말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과연 임기를 다 채울 수 있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제 임기 문제는 당원들의 뜻에 언제든지 따른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당원들이 나에게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맡긴 이상 최선을 다해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생각이다.”

―개헌 추진 구상은….

“자유선진당은 개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민주당 쪽에서도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원로를 비롯해 개헌에 찬성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우선 당내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개헌에 찬성하는 분들로 외연을 넓혀 나가는 일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의외로 개헌 문제가 잘 풀려나갈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친박 진영에서는 개헌 추진에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고는 보지 않는 것 같다.

“‘1987년 헌법’이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맞지 않는 부분을 바로잡는 게 정도다. 권력구조뿐 아니라 기본권 문제와 국회와 대통령, 국회와 정부 법원의 권한 배분 문제 등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대상이다. 특별한 정치적 복심을 깔고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안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동아일보가 종합편성 케이블TV 사업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동아방송을 (군사 정권에) 뺏긴 동아일보가 다시 방송에 진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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