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윤영찬/DJ 『황금 보기를 돌처럼…』

  • 입력 1997년 10월 1일 19시 55분


『재벌들이 DJ에게 줄서기 위해 몰린다더라』 『대선자금이 준비된 DJ는 우리가 돈 쓰기만 기다린다더라』 『예전에는 여야 후보에 대한 기업의 「보험금」비율이 10대1이었는데 요즘에는 7대3으로 역전됐다더라』 야당후보가 지지율과 당선가능성 면에서 여당후보를 앞서는 일이 벌어지면서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 캠프쪽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카더라」통신의 일종이다. 「돈 가뭄」에 시달리는 자신들의 처지에 빗댄 이같은 소문의 진위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러나 요즘 재계에서는 모재벌 그룹이 김대중(金大中·DJ)총재에게 지정기탁을 할지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모그룹 관계자가 김총재를 만나 선거자금을 건네려 하자 김총재가 『돈을 주려면 떳떳하게 지정기탁을 하라』고 말했고 이 때문에 이 그룹이 지정기탁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는 소문이다. 정치권과 재계, 정보기관 등에서도 이 그룹의 「결단」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말도 함께 돌고 있다. 얼마전에는 또 다른 그룹관계자가 김총재에게 「보험금」을 전달하려다 거절당했다는 소문이 국민회의 내에서도 흘러나온 적도 있다. 김총재의 핵심측근들은 이같은 소문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는 NCND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김총재의 한 핵심인사는 최근 『나도 총재에게 기업인을 소개시켜주겠다는 의사를 넌지시 타진한 적이 있는데 총재가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괜히 「독약」을 잘못 먹어 지금까지 쌓아올린 「재산」마저 날릴 수 없다는 것이 김총재의 확고한 의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진위야 어찌됐든 야당후보와 재벌기업간의 이같은 설왕설래(說往說來)는 달라진 올 대선구도의 한 단면임에 틀림 없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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