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최영훈/엉뚱한 「여론조사 시비」

  • 입력 1997년 9월 18일 20시 30분


18일 오전 본사 편집국에는 이날짜 1면 등에 보도된 대선관련 여론조사결과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전화가 잇달았다. 이날 전화를 걸어 온 사람들은 크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 지지자와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 지지자로 나눌 수 있었는데 특히 김총재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의 전화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먼저 김총재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주로 「음모론」을 제기했다. A씨는 『김대중총재가 한달전부터 여론조사에서 계속 1등을 해왔는데 자꾸 여론조사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대뜸 『혹시 반DJ전선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언론사가 김총재를 떨어뜨리기 위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식의 항의였다. 또 B씨는 『언론사가 이런식으로 보도해서 좋을 게 뭐냐. 연말 대선에서(김총재가) 떨어지면 책임질 거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도 이날 『최근 언론사들이 「반DJ정서」를 자극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김총재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본사의 여론조사 결과보도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날 본사에 전화를 걸어 온 이대표 지지자들은 이인제(李仁濟)전지사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데 불만을 털어 놓았다. C씨는 『이전지사는 경선에 승복하지 않고 탈당한 사람인데 왜 그렇게 키워주느냐』고 불평을 털어놓았고 D씨는 『이대표 지지율이 정말 그것밖에 안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전화를 건 사람들은 어느쪽을 지지하든지 간에 객관적인 여론조사 결과까지도 아예 불신하고 든다는 점에서는 전혀 차이가 없었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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