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조종엽]금관훈장 받은 전통가요, 딱 맞는 제 이름 찾아주자
한국인에게 음악은 기록의 첫 페이지부터가 엘레지(elegy, 만가·挽歌 또는 애가·哀歌)다. 2000여 년 전 어느 새벽 한 남자가 흰머리를 풀어헤친 채 깊은 강물을 건너려다 최후를 맞는다. 끝내 남편을 붙잡지 못한 아내는 공후(箜篌·고대 현악기)를 타며 마지막으로 ‘공무도하가(公無渡…
- 20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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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음악은 기록의 첫 페이지부터가 엘레지(elegy, 만가·挽歌 또는 애가·哀歌)다. 2000여 년 전 어느 새벽 한 남자가 흰머리를 풀어헤친 채 깊은 강물을 건너려다 최후를 맞는다. 끝내 남편을 붙잡지 못한 아내는 공후(箜篌·고대 현악기)를 타며 마지막으로 ‘공무도하가(公無渡…
“대학 입시요? 무조건 외국 대학 보내야죠. 국내 대학 보내서 뭐 해요. 나라가 없어지게 생겼는데….” 최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만나 얘기하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이른바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학부모인데 입시를 물었더니 난데없이 저…
차들로 꽉 막힌 도로 한가운데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구급차에는 생명이 위독한 환자가 분초를 다투며 병원을 향하고 있다. 운전자들은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를 위해 길을 터주며 도로 위 ‘모세의 기적’을 연출한다. 누군가를 위해 양보한 1초가 생명을 살릴 1초가 될 수 있을 거…
“의원들이 바라는 쇄신? 툭 까놓고 나를 공천해 달라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이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뒤 여당에서 벌어진 흐름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런 잣대로 보니 일주일 사이 풍선 바람 빠지듯 사라진 여당의 쇄신 의지가 더 큰 리스크로 돌아오겠구나…
연말이면 많은 기업이 인사를 한다. 누군가는 승진하고 누군가는 이동하며 축하 메시지와 난이 오간다. 한쪽에서 누군가는 자리를 비운다. 동기나 후배가 자기 위로 올라가면서 그 지휘를 받게 된 이들이다. ‘젋음’이 ‘유능’을 빛내주는 가치로 여겨지면서 이른바 ‘깜짝 발탁’이라는 인사가 늘…
“눈을 가장 크게 떠야 할 때 눈을 감고 있잖아요. 이게 맞아요?”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 청와대 핵심 참모가 직원들을 불러 질책했다. 당시는 북한 통치자인 김정일의 건강 상태가 오락가락하던 상황, 후계자 김정은도 수면 위로 나와 활동 영역을 넓혀 가던 시점이었다. 어느 …
지난해 6월 법무부는 인사정보관리단을 만들었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이 하던 공직자 인사검증 업무를 법무부가 맡은 것이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법무부가 인사검증을 맡는 게 적절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이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인사검증 기능을 내각으…
‘아이의 심장 수술을 기다린 지 1년이 지났다. 수술 날짜는 아직도 기약이 없다. 해외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해 주겠다는 브로커를 떠올렸다.’ 이런 디스토피아를 상상하게 된 건 동아일보가 10일 대한소아심장학회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기사를 읽으면서다. 이 보고서는 2035년 소아·청…
올 4월 대전에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승아 양의 오빠 송승준 씨는 장례를 치른 뒤 거의 매일 국회 홈페이지를 찾고 있다. 동생이 떠난 뒤 정치권에서 우후죽순으로 내놓은 법안들이 제대로 추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음주운전 방지 관련 법 발의에 누가 …
출근길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차들 틈새로 버스 옆면 광고 문구가 보였다. ‘우리 아이를 위한 완벽한 식사.’ 이유식 광고일까. 차량 대열이 움직이자 가려져 있던 강아지 사진이 드러났다. 아하, ‘우리 아이’가 저 아이였구나. 걷다 보니 버스 뒤편에도 광고가 있었다. ‘잠만 자는…
“한국은행 총재가 기획재정부 장관을 요즘처럼 거의 매주 본 적이 없다.” 통화, 금융정책 엇박자로 가계부채 위기가 심각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에 최근 만난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그는 “이창용 총재와 추경호 부총리가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
“우리가 선거 때마다 너무 ‘뉴페이스’에 집착했던 탓은 아닐까.” 지난주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끝내 부결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였다는 20대 대선의 후폭풍이 1년 반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오늘은 제580돌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영어 ‘baseball’을 ‘야구’로 쓰게 된 걸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베이스볼’이라고 쓸 수 있게 된 걸 축하하는 날이다. 한글이 없었더라도 baseball은 野球(야구), 奉球(봉구) 또는 영어 그대로 壘球(누구)가 되어 한국에서 인기를 끌…
“나나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냥 서로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고 밤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보는 게 어때요?’ 그들이 위층에 올라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그녀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위 글은 인공지능(AI) 가상 여자친구 만들기 앱(이하 …
4분기(10∼12월)가 시작됐지만 이번 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2분기(4∼6월) 전기요금 인상 때를 되돌아보면 최종 결정까진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2분기 전기요금은 2분기가 한 달 반이나 지나 결정됐다. 전기요금은 한국전력이 조정안을 만들어 산…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의 주바일항 인근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는 연간 40척 이상의 선박을 만들 수 있는 사우디 합작조선소(IMI)가 막바지 공사 중이다. 독 3개짜리인 이 조선소의 부지 규모는 약 500만 ㎡(약 150만 평)로 축구장 700개 크기다. 2016년 12월 사우디 국가사업으…
“윤석열 정부 외교의 결정적 장면은 3월 한일 관계 정상화다.” 대통령실의 한 참모는 윤석열 대통령의 3월 방일, 4월 국빈 방미, 5월 한일 셔틀외교,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로 이어지는 외교 드라이브의 가장 결정적 순간을 방일로 평가한 적이 있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가동,…
“지금 집을 사는 건 실수요자가 아니다. 투기 세력이 가격 불안을 일으키는 것이다.” “수도권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 지금은 저금리로 인한 ‘가(假)수요’가 작용하는 것뿐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공무원들을 만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질문을 하다 보면 꼭 이런 대답이 나오곤 했다. 저금…
“토란국에 솔잎떡을 새로 차려(芋羹松餠○初新)/마루 위에서 은근히 모친을 위로하네(堂上慇懃慰母親)/자매와 형제가 한 사람 적다고 탄식하니(姊妹弟兄歎少一)/올해 추석은 가장 마음이 아프네(今年秋夕最傷神)”(‘하재일기·荷齋日記’에서) 궁과 관청에 그릇을 납품했던 중인 출신 지규식은 1…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평생 경험해보지 못했고, 예상하지도 못했던 상황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1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필자 등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