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스모클러 지음·김현수 옮김/264쪽·1만3000원/걷는나무

달라진 건 분명한데 지금도 헷갈린다. 잘하고 있는 건가. 좋은 엄마, 근사한 아빠이고 싶은데, 불끈불끈 짜증이 치솟는다. 아, 아직 부모 될 자격이 없었나 보다. ‘왜 엄마는…’은 그럴 때 펴보라고 나온 책이다. 당신만 그런 게 아니라고, 다들 그러고 산다고 토닥거린다.
저자는 미국에선 꽤 유명 인사다. 블로그 ‘불량한 엄마’를 운영하는 전업주부인데, 속만 끓이던 육아의 고충을 진솔하게 담아 인기를 끌었다. 이 책은 세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느꼈던 ‘불량한 속내’가 여과 없이 실려 있다.
그럼에도 저자가 아이를 셋이나 키운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그 ‘가끔’ 찾아오는 행복이 너무나 소중하다. 잠든 아이의 발가락을 만지작거리거나 환하게 웃으며 달려와 품에 안기는 순간을 세상 무엇과 바꾼단 말인가. 왜 엄마는 내게 아이를 낳으라고 했냐고? 낳아 보면 금방 안다. 로또도 이런 로또가 없으니까.
공감은 여성이 더하겠지만, 오히려 책은 남성이 읽으면 얻는 게 크다. 아이 낳고 아내가 왜 그리도 남편에게 실망하는 순간이 잦은지 이해할 수 있다. 미혼이거나 아직 아이가 없어도 권하고 싶다. 숨겨둔 부모의 일기장을 펴보는 기분이랄까. 민망하긴 해도 코끝이 찡해진다. 우린 모두 누군가의 아기였으니까.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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