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은 변화 원하는데 대통령은 ‘협조’만 되뇐 간담회

동아일보 입력 2016-04-27 00:00수정 2016-04-27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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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45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총선 이후 처음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남은 임기 동안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를 잘 반영해서 변화와 개혁을 이끌면서 각계각층과 협력과 소통을 잘 이뤄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총선 참패에도 대통령의 생각에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은 것은 우려스럽다.

박 대통령은 “이란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서 빠른 시일 내에 3당 대표를 만나도록 하겠다”며 협치(協治)의 뜻을 밝혔다. 3당 대표 회동의 정례화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국회 심판론’에 매달렸던 박 대통령이 국회와의 소통에 전향적으로 나설 뜻을 밝힌 것은 일단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전처럼 갈등만 키운 회동으로 끝나선 안 된다. 국회 권력을 장악한 야당과의 흉금을 터놓는 별도 회동도 고려해봄 직하다.

총선 참패와 관련해 대통령이 ‘국정과 공천 파동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지적을 겸허히 인정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다. 대통령은 “되는 것이 없던 양당 체제를 서로 협력하고 견제하되 민생에 도움이 되게 3당 체제로 만들어준 것이 (총선) 민의”라고 해석했다. 또 친박(친박근혜) 공천이나 친박 마케팅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잘라버렸다. “내 책임이 크다”는 한마디로 국민의 마음을 풀어주지 않은 것은 아쉽고 안타깝다.

개각 요구에는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내각을 바꾸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거부했다. 야권 추천 인사를 내각에 기용하는 연정에 대해서도 “서로 정책 생각 가치관이 다른데 막 섞여가지고는 아무것도 안 되고 책임질 사람도 없게 된다”고 반대했다. 비서실 개편은 언급조차 없었다. 경제 살리기, 국정 교과서, 대북 문제 등 경제 안보 사회 분야의 국정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증세와 법인세 인상에 대한 거부감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안이한 태도로 민심 이반의 난국을 타개할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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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직적 당청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박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서는 여당 안에서도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은 “여소야대보다 더 힘든 것은 여당과 정부가 수레의 두 바퀴로 같이 굴러가야 하는데 그게 안 맞아서 계속 삐거덕거리는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새누리당이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주지 않아 섭섭하다는 뜻이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 복당에 대해선 “새누리당이 판단할 문제”라며 거리를 뒀다. 자신은 정말 열심히 국민을 위해 노력했는데 국회가 도와주지 않았다는 하소연도 길게 늘어놓았다.

대통령도 사람이기에 속상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도 상대하고, 설득과 타협을 통해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국민은 국정에 임하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확 달라지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결과로써 말해야 한다. ‘남 탓’은 국정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의 몫이 아니다.
#대통령#오찬 간담회#국민#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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