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심과 동떨어진 민주당 일각의 ‘선거무효 투쟁’

동아일보 입력 2013-07-10 03:00수정 2013-07-10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민주당이 지방을 돌며 개최하고 있는 국가정보원 관련 당 대회에서 지나친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당위원장인 임내현 의원은 7일 광주 대회에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상대(후보) 선거사무소를 도청한 사건으로 하야까지 했다”면서 “우리나라 권력집단에서 도청보다 심각한 선거 개입과 수사 은폐가 발생했는데도 이에 상응하는 조처가 없다면 선거 원천무효 투쟁이 제기될 수 있음을 엄숙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대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하라” “박근혜 대통령 물러나라”는 구호도 나왔다.

공당(公黨)의 집회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향해 ‘하야’ ‘탄핵’ ‘선거 원천무효’라는 말이 쉽게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30년 넘게 검사로 일하고 고검장까지 지낸 법조인 출신이 ‘선거 무효’ 같은 말을 함부로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 임 의원은 정녕 국정원 댓글 사건이 선거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믿고 있는가. 아무리 당원 집회라지만 자극적인 말을 쏟아내는 것은 선동정치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조차 “발언 수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다.

선거에서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 직원들이 특정 후보를 비난하거나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댓글을 단 것은 그 수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법규 위반이다. 관련자들은 이미 기소돼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매일 숱한 게시글이 뜨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국정원 직원들이 약 석 달 동안 73건의 대선 관련 게시글과 1711건의 찬반 표시를 한 것이 대통령의 당락을 바꿨을 것이라고 보는 건 무리다.

민주당이 당원 보고대회란 형식으로 사실상 ‘장외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정도(正道)가 아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재판과는 별도로 국회 국정조사도 예정돼 있다. 국정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파문 역시 국회 안에서 여야가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주요기사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국민에게 변화와 혁신을 약속했다. 과거의 낡은 사고(思考)에 갇힌 교조주의와도 과감하게 결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이런 구태를 답습하며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얻고 정권 획득이 가능한 대안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겠는가.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