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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프리미엄 리포트]부침두부 설연휴 특가? 설 지나자 추가할인!

입력 2015-03-16 03:00업데이트 2019-04-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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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할인경쟁의 속살]명절 파격할인의 진실 동아일보와 한국소비자연맹이 진행한 ‘대형마트 3사의 파격 할인 상품’에 대한 조사 결과는 파격 할인을 기대한 소비자의 기대에 못 미쳤다. 30개 조사 품목 중 11개 상품의 설날 이후 가격이 설날 행사 기간 때의 가격과 같거나 오히려 내렸다. 3개 중 1개는 할인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일부 상품의 경우 기준으로 삼을 만한 가격 자체가 없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줬다.

조사는 설날을 앞두고 3사가 배포한 전단과 온라인몰에 게재된 ‘행사 기간 매장 판매 가격’을 기초로 이뤄졌다. 우선 설날 대표 식품과 생활용품을 추렸다. 여기에 마트에서 소비가 잦은 쌀과 커피믹스를 추가했다. 마트가 설(2월 19일)을 앞두고 대대적인 할인 판매 행사를 연다고 광고했던 2월 15일과 16일 이마트 용산점, 홈플러스 합정점,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았다. 세 매장 모두 각 회사를 대표하는 매장 중 한 곳이다. 설 연휴가 끝나고 일주일 후인 3월 1일 세 곳을 다시 찾았다. 대형마트 3사의 설날 할인 행사 종료 시점(이마트 2월 19일, 홈플러스 20일, 롯데마트 24일)이 지난 후였다.

○ 파격 할인이라더니 설 끝나도 가격 그대로

부침가루와 동그랑땡은 대표적인 설날 식품. 대형마트 3사 모두 이 제품을 할인 행사 전단에 넣었다. 오뚜기 부침가루(1kg)는 이마트에서 설을 앞두고 1750원에 팔렸다. 하지만 설 이후에도 같은 가격에 팔렸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도톰 동그랑땡’(795g)은 설 행사 기간 때 7450원에 팔렸는데 설 이후 매장을 다시 찾았을 때 판매가격은 7480원. 차이는 30원에 불과했다. 스팸도 340g 용량 4개 묶음이 1만5980원으로 설 행사 기간 가격과 설 이후 가격이 같았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설 행사 가격을 4750원으로 광고했던 백화수복 700mL(롯데주류가 만든 차례주)는 설 연휴가 지나도 두 매장 모두에서 4750원에 팔렸다. 홈플러스는 이 상품을 전단에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설 행사 기간과 설 이후 모두 4750원에 판매했다. 15일 롯데주류와 롯데마트에 확인한 결과 이날 기준으로 백화수복 700mL 출고가는 3919원으로 롯데마트에서 4750원에 팔리고 있었다. 즉 대형마트들이 설날 행사 구색을 맞추기 위해 차례주를 할인 판매한 것처럼 광고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설 행사 가격이 오히려 비쌌던 상품도 있었다. 롯데마트는 설 행사 때 종가집 ‘고소한 국산콩 부침 두부’ 300g 2개를 묶어 3950원에 팔았다. 설 이후 판매 가격은 380g 2개가 4380원으로 100g당 가격이 576원. 설 행사 때 가격(100g당 658원)보다 오히려 내렸다.

○ 기준 가격 없이 뒤죽박죽


설 행사 때와 설 이후 판매하는 제품의 용량이 달라 가격 비교 자체를 어렵게 하는 것도 문제였다. 롯데마트는 설 행사 때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220개를 한 상자에 넣어 2만5200원에 팔았다. 그런데 설이 지나자 이 제품의 가격을 1만9900원(220개)으로 오히려 내렸다. 그러면서 같은 매대에서 180개에 20개를 덤으로 주는 제품을 2만5300원(200개)에 팔았다. 소비자가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220개 제품보다 비싼 ‘180+20’(200개) 제품을 고르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독 커피믹스와 차 종류에서 이런 혼란이 두드러졌다. 이마트는 맥심모카골드와 담터의 ‘호두아몬드율무차’의 설 이후 가격이 설 행사 때보다 더 쌌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 교수는 “용량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더 준다. 덤으로 주는 것처럼 ‘+20개’ 같은 문구를 써놓으면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는 이게 진짜로 덤으로 주는 건지, 아니면 원래 이 가격이었는지 헷갈리게 된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결국 ‘무조건 세일이겠지’라고 생각하고 사게 만드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홍보 문구처럼 ‘반값 할인’이 이뤄진 상품은 ‘오뚜기 옛날참기름’이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대형마트 3사와 협의해 가격을 내려 납품했다”고 말했다. 결국 제조회사의 프로모션으로 가격이 반값으로 낮아졌을 뿐 유통업체 간 차별화는 없었던 셈이다. 조사 품목 중 3사가 내세울 만한 반값 할인 상품은 회사별로 1개씩에 불과했다. 대형마트는 “가격 할인은 경쟁업체의 동향 등 여러 외부 요소가 있어서 어느 한 시점을 놓고 할인이었는지 아닌지 단정 짓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동아일보-한국소비자연맹 공동 조사
한우신 hanwshin@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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