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가꾸고 화초 키우고… 은퇴 후 누리는 평화로운 일상[노후, 어디서 살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2일 03시 00분


〈8〉 공주원로원
한국장로교복지재단의 실버타운… 종교 상관없이 누구나 입주 가능
유리온실-교회 등 각종 시설 갖춰… 월 2회 의사 방문, 요양시설 운영
좋은 식자재로 정성들인 식단 제공

공주원로원 전경. 공주원로원 제공
공주원로원 전경. 공주원로원 제공
충남 공주시에 있는 ‘공주원로원’에서 지내는 86세 박 모 할아버지는 틈만 나면 텃밭에 나간다. 키우는 작물이 얼마나 더 자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겨우내 뿌리를 내린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 수확한 고추, 오이와 토마토 등은 ‘자연에서 난 유기농’이라며 다른 입주민과 나눈다. 시설 내에 식물원 역할을 하는 유리온실이 있어 화초를 키우는 이들도 있다.

공주원로원은 한국장로교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실버타운이다. 1996년 설립 당시 은퇴 목회자를 위해 개방됐으나 지금은 종교에 상관없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다. 105세대 중 부부 세대는 14세대이고 나머지 대다수는 싱글 여성 시니어다. 평균 연령은 80세 중반 정도다. 정순애 원장은 “입소문을 타고 지인 소개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충청도 지역 주민보다도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 출신으로 구성돼 있고 요즘은 외국에서도 오신다”고 설명했다.

예배 모습.
예배 모습.
선교사, 목사 등 교인 출신이 많으며 입주민 90% 이상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시설 지하에 공주원로원교회가 있고 수요 예배, 목요찬양집회, 주일 예배 등이 진행된다. 정기 프로그램도 찬양 위주다.

산책로.
공주원로원에는 대지 기증자 이름을 딴 홍복섭하우스, 재단 설립자 이름을 딴 아담스하우스, 재가 노인 시설의 주간보호센터가 있다. 초기에 지어진 홍복섭하우스는 2층 건물로 방향은 동향이며 47세대 모두 15평형이다. 2008년 지어진 아담스하우스는 4층 건물로 총 58세대다. 18평형, 22평형, 23평형이 있다.

노인전문요양시설(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센터를 함께 운영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건강이 나빠져 장기 요양 등급을 받게 되면 낮에 주간보호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하거나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건강이 악화되면 다른 시설로 이주할 필요 없이 단지 내 요양원으로 옮길 수 있다. 정 원장은 “특히 부부가 입주할 경우 본인들과 자녀 모두 굉장히 만족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피트니스 센터.
피트니스 센터.
상주 의사는 없으나 한 달에 두 번 계약 의사가 방문한다. 외부 병원 방문이 필요할 때는 별도 비용 없이 직원이 동행한다. 거실에는 인터폰, 방과 욕실에는 버튼 형태의 비상 호출 장치가 있다. 원장 등 직원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어 야간 응급 상황에도 빠르게 조치한다.

특히 자부심을 가지는 건 식단이다. 영양사가 혼자 식단을 구성하는 게 아니라 정 원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함께 노인 건강에 좋은 메뉴를 고민한다. 좋은 식자재를 쓰기 위해 식자재를 조달하는 차량과 직원이 따로 있다. 설탕은 모두 꿀로 대체하는 등 단체 조리가 갖는 한계를 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정 원장은 “아들, 딸보다 우리가 밥을 더 잘 차려준다며 입주민들이 명절에도 자녀 집에 안 가려고 하신다”며 웃었다.

입주 비용은 평형에 따라 9000만 원에서 1억3000만 원이다. 월 비용은 1인은 127만 원에서 부부 239만 원까지다. 90식의 식사 비용과 물리치료실 이용, 청소 및 세탁 서비스 등이 포함돼 있다. 병원, 은행, 약국 등 시내에 있는 편의시설과 거리가 있는 편이지만 매일 시내를 왕복하는 셔틀 차량을 무료로 운영한다.


한국장로교복지재단 운영 ‘공주원로원’은…



접근성 공주고속버스터미널 차량 10분, 공주나들목 2㎞

전문 인력 사회복지사 4명, 의사(계약) 2명, 간호요원(조무사) 5명, 요양보호사(1급) 41명,물리치료사 1명, 영양사 1명,그 외 시설장, 사무국장, 행정 등 총 73명

세대수 105세대

입주 현황 평균 연령 80세 중반

주요 서비스
■전문 영양사가 구성한 저염 건강식 뷔페 식당
■각 층마다 요양보호사가 낮 시간 동안 근무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와 빨래 서비스 제공

주요 편의시설 수치료실, 작업치료실,물리치료실, 피트니스센터, 공주원로원교회, 당구장, 족욕장, 황톳길, 카페, 세탁실,이미용실

주요 프로그램
■요일별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4개월마다 재구성
■인지기능 향상 프로그램(웃음 치료, 동화읽기 프로그램, 치매 예방 체조, 작업 도구프로그램, 웰빙 체조(라인댄스), 요리, 미술활동 등)
■성경 읽기 프로그램, 생신 잔치, 손 마사지,수요 예배, 주일 예배, 정기 자원 봉사 등

비용 1인 기준 평형에 따라 보증금 9000만∼1억 3000만 원, 월 비용127만∼136만 원, 부부 239만 원

이용팁
실버타운과 함께 노인 전문 요양시설(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센터 운영
■입주 시 진단서와 약 처방을 직원에게 전달하면 식사마다 투약 복용을 도움
■가족이 언제든 방문할 수 있으며 예약을 통해 1박에 2만 원 정도의 게스트룸 이용 가능

특징
텃밭, 온실을 비롯해 토끼, 닭, 오리, 거위, 공작새 등이 함께하는 목가적인 분위기
■지하 교회와 담임 목사의 신앙 상담 등으로 신앙을 가진 시니어의 높은 만족도



오정호 대표원장의 말
“입주자, 직원 할 거 없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적인 분위기로 입주자분들이 ‘정말 내 집 같다’는 말을 많이하는 편이다. 안전하고 정이 넘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헬스동아#건강#의학#공주원로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