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과 선언’ 나선 소아과 의사들 “의료체계 개편안 현실성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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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진료수가 인상 등 주장
“가장 큰 문제는 소아과 의사 공백”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는 29일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열고 소아과 진료 수가 인상 등을 요구하며 ‘폐과 선언’을 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617곳이 개업했고 662곳이 폐업했다. 의사회는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소아 의료 체계 개선 대책’에 대해서도 “전국의 모든 소아 관련 의료 인프라가 동시에 무너져 내린 상황에서 현실성이 없는 대책”이라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복지부 개선 대책을 보면 정부는 중증 소아 환자를 담당하는 어린이 공공진료센터와 24시간 소아 환자에 대응할 수 있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각각 4곳씩 늘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응급실에 데려올 정도면 중증 환아일 가능성이 높아 소아과 레지던트 등 소아과 의사가 필요하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소아과 의사 공백으로 진료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는 것이 핵심인데 복지부는 시설 확충을 해결책이라고 내세웠다”고 말했다. 현재도 응급실과 병실을 갖추고도 소아과 의사가 없어 응급 소아 환자를 받을 수 없는 대학병원이 많다는 것이다.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 육성에 대해서도 소아과를 택한 전공의가 유입되지 않고 있는데 추가적인 수련을 거친 소아외과, 소아흉부외과, 소아신경외과, 소아마취과, 소아정형외과 등 분야별 전문의를 길러낼 수 있냐는 회의론을 내놓았다. 평일에는 오후 11시, 휴일에는 오후 6시까지 어린이 환자들을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제도에 대해서도 “이미 6년간 시행해 실패한 정책을 재탕도 모자라 확대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의사회의 이날 폐과 선언으로 실제 소아청소년과가 폐과되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항의성 선언’에 불과한 것으로, 의사회는 과거에도 두 차례 폐과 선언을 한 바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폐과 선언#소아과 의사#의료체계 개편안#항의성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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