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엣지케어 [1] “초음파로 환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11월 15일 17시 43분


코멘트
[스케일업 x 권역 BI] 스케일업코리아가 '동국대학교·서강대학교·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한국기술벤처재단' 소재 창업보육센터들과 함께 '권역 BI 컨소시엄(서울과학기술대학교 주관)'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컨소시엄의 각 BI 센터가 선정한 유망 스타트업을 인터뷰로 소개하고, 그들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맞춰 전문가를 소개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병원을 방문하기 마련이다.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단 한번 병원 갈 일 없이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지만, 어디 그럴 수 있을까. 흐르는 세월에 나이를 먹어가며 피할 수 없는 노화의 순간, 언젠가 병원이라는 낯설고 두려운 곳으로 발걸음을 향해야만 한다. 딱히 어디 한 곳 아프지 않더라도 피할 수는 없다. 예방주사, 건강검진 등 우리는 병원을 찾아가야만 하는 순간을 연례 행사처럼 맞이한다.

그리고 간혹 누군가는 몸 속 어딘가 숨어 있는 아픔을 치료해야 하는 일도 겪는다. 약 20년 전, 스물 초반에 기자는 피를 토해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진단 후 의사는 정확한 검진을 위해 엑스레이(X-ray) 촬영을 권했고, 방사선실에 들어가 크게 호흡한 뒤 가슴을 차가운 엑스레이 장비 어딘가에 밀착해 서야만 했다. 이후 받은 진단은 폐렴. 여태 뭐하다가 이제 왔냐는 의사의 따끔한 질책이 지금도 귓가에 선하다. 그 이후 건강검진은 꼬박꼬박 받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몸 속 어딘가에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할 질병의 싹이 자라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우려에서다.

가장 쉽고 빠르며 간편하게 몸 속을 촬영할 수 있는 영상 의료 장비인 초음파 검사기, 출처: 셔터스톡

이처럼 몸 속을 촬영하는 의료 장비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꼭 필요하다. X-ray, CT, MRI 등 부위, 증상에 따라 검사 장비는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그 중 현장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장비는 초음파 검사기다. 실제로 초음파 검사기는 의사에게 가장 친숙한 의료 장비다. 환자의 몸 속을 가장 쉽고, 빠르며,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의료 장비는 크고 무거워 사람이 찾아가 검사해야 하지만, 초음파 검사기는 다른 영상 장비 대비 작고 가벼워 옮기기에도 편하다.

이외에도 초음파 검사기는 방사선을 사용하는 의료 장비와 달리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해 비침습적이고, 의사가 실시간으로 환자 내부를 눈으로 보며 확인할 수 있어 결과를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할 수도 있다. 아이를 낳은 부모라면 초음파 장비는 낯설지 않을 테다. 산모 배 위에 올려진 초음파 검사기로 우리 아이의 첫 모습을 확인했을 테니 말이다.

다만, 초음파 검사기는 투과도가 다른 영상장비 대비 낮기 때문에 정밀한 진단이 어렵고, 음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너무 두꺼운 곳이나 매직 특성에 따라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 특히, 초음파 검사기를 사용하는 검사자(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영상을 보고 내리는 판단의 질과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보다 정밀한 진단을 위해 인체에 유해할 수 있지만, 방사선 장비를 사용하는 이유다.

초음파 검사의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지난 2020년 5월 설립한 엣지케어는 초음파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을 개발하는 의료기기 개발 스타트업이다.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이자 융합의생명공학과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엣지케어 유양모 대표(이하 유 대표)는 “기존 초음파 검사기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진단 정확도를 기술적으로 높였다”라며, “우리가 개발한 초음파 검사기를 활용한 환자 감지 장치, 진단 장치는 방광 잔료량, 심박출량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초음파 검사기의 장점을 더욱 끌어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엣지케어 유양모 대표가 초음파 검사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출처: IT동아

IT동아: 초음파 검사기의 정확도를 높였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유 대표: 하하. 초음파 검사기처럼 환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의료 장비의 정확도를 높였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겠나. 의사가 이전보다 정밀하게 환자를 진단하고, 그만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환자들이 받는 치료 수준을 높일 수 있지 않겠나(웃음).

대부분의 초음파 검사기는 엑스레이, CT, MRI 장비처럼 병실 1개를 차지해야 할 정도로 크지 않다.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며,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손에 쥐고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진단 받는 환자가 검사를 위해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다. 잠시 침대에만 누워 있으면 그만이다. 다만, 초음파 검사기로 확인할 수 있는 영상 선명도가 다른 영상 의료 장비 보다 떨어지고,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진단의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단점 때문에 주로 1차 확인용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의사가 진단하기 위해 현장에서 사용하는 초음파 검사기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늘리고, 정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면 어떨까. 진단받기 위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환자부터 편안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IT동아: 아… 이해했다. 기존 초음파 검사기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했다는 뜻인가.

유 대표: 맞다. 기술을 인정받기 위해 국내에 7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 등록 특허 중 4건은 국제 특허(Patent Cooperation Treaty, PCT)도 출원했다. 올해 12월부터 연세대학교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와 함께 임상 시험도 실행한다. 빠르면 11월말이나 12월초에 품목 허가도 받아 국내 시장에 제품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문적으로 의료 장비를 의료 기관에 판매하는 업체 4곳과 계약했다. 지난 2년간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는 시점에 맞춰 본격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엣지케어가 개발한 장비와 기술, 출처: 엣지케어

IT동아: 어떻게 초음파 검사기를 개선한 것인지 궁금하다.

유 대표: 엣지케어는 단순히 초음파 검사기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우리가 ‘초음파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말하는 이유다. 말 그대로, 초음파를 활용해 환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이다. 이렇게 생각했다. 정확도 높은 환자 정보를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촌각을 다투는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개발한 의료기기 중 패치형 초음파 검사기가 있다. 환자의 몸에 붙여 실시간으로 정보를 파악한다. 패치형 환자 감지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 환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생체지표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이 시장은 기존 초음파 검사기 시장 대비 4~5배 이상 크다. 초음파와 환자 감지 장치의 결합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기술을 통해, 방광에 남아있는 잔뇨량(배뇨장애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비침습 실시간 모니터링), 폐부종(수액치료 부작용 예방을 위한 비침습 실시간 모니터링), 심박출량(수액반응 평가를 위한 비침습 실시간 모니터링), 뇌혈류(뇌경색 초기 징후 감지를 위한 비침습 실시간 모니터링)를 파악할 수 있다. 환자 몸에 붙이는 초음파 패치는 신용카드 1장 정도 크기다. 이렇게 측정한 환자 생체 정보를 감지해 쉽게 환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의료기기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이자 융합의생명공학과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엣지케어 유양모 대표: 엣지케어

신용카드 1장 크기의 패치만 착용하면 됩니다

IT동아: 의료 지식이 많지 않아 이런 질문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다. 방광 내 잔뇨량을 모니터링한다는 의미가 궁금하다. 그게… 중요한 것인가?

유 대표: 음… 전 세계에 배뇨 장애 환자는 4.2억 명에 이른다. 국내에는 300만 명 정도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배뇨 장애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고속버스나 기차, 2~3시간 동안 이어지는 공연 등을 피하는 고령인은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지 않나.

엣지케어가 우선 주력하는 대상은 방광의 잔뇨를 아예 인식하지 못하는 신경인성 배뇨 장애(신경계의 선천 기형 및 질환, 손상 발생에 의해 소변의 저장 및 배뇨에 이상이 생기는 일) 환자다. 신경인성 배뇨 장애 환자는 수시로 화장실을 간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시간을 맞춰 화장실을 방문하기도 하고, 심할 경우 아예 소변을 자동으로 빼내는 소변줄을 달고 살아간다.

이 소변줄은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환자에게 도관을 넣고 빼야 하는 그 자체로도 불편하고, 착용 후에는 움직이는 것도 제한적이다. 장기간 착용하는 소변줄은 방광 내 결석 생성이나 신장 감염 원인으로 작용해 신부전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그리고 소변줄은 생각보다 많은 환자가 착용한다. 전신 마취나 하반신 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을 받았다면, 소변줄은 꼭 따라온다.

엣지케어가 초음파 패치를 통해 확장하고자 하는 모니터링 분야, 출처: 엣지케어

IT동아: 기자도 과거 다리 수술을 받았을 때, 소변줄을 꽤 오래 착용했었다. 착용할 때 느끼는 감정도 그렇지만, 소변을 치우고 줄을 교체하는 과정들이 정말 곤욕스러웠었다.

유 대표: 맞다. 초음파 패치를 착용하면, 방광 내 잔뇨량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버튼 한번 누르면 된다. 정확성과 사용성을 신경썼다. 경쟁 제품 대비 작고 가볍다. 정확도도 자신있다.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니터링 장비로 자리를 잡은 뒤, 배변 장애를 일상에서 느끼는 일반인을 위한 영역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잔뇨량 수치를 모바일 앱과 연결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과민성 방광염, 요실금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엣지케어 유양모 대표, 출처: IT동아

IT동아: 폐부종, 심박출량, 뇌혈류도 같은 형태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인가.

유 대표: 맞다. 할 수 있다. 측정이 필요한 환자 부위에 패치를 붙이기만 하면 된다. 기존 초음파 검사로는 측정하기 어려웠던 혈관 속 혈류량을 측정할 수 있다.

전 세계 사망자 중 5명 중 1명은 패혈증 때문에 죽는다. 병원 내 사망 원인 1위다. 그런데, 패혈증에 특이적인 진단법은 없다. 환자의 체온, 맥박수, 호흡수, 혈압, 혈액 검사상의 백혈구 수치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감염증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혈액 배양 검사가 필요하다. 즉, 현장에서는 환자 진단,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해야 하는데, 심박출량 하락으로 이를 파악할 수 있다. 반대로 심박출량이 증가해도 문제다.

폐부종, 심박출량, 뇌혈류 등을 측정하는 기존 의료기기는 환자에게 그리 친숙하지 않다. 환자의 몸 속이나 혈관 등에 장치를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 측정 장치 때문에 오히려 환자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고. 이를 초음파로 대체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외부에서 즉각적으로 변화하는 수치를 파악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고통받는 환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싶다.

IT동아: 엣지케어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유 대표: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기술을 통해 세상의 문제와 불편을 해결하는 창업 관련 사례를 많이 접했다. 박사 과정으로 유학하면서 수업의 일환으로 듣기도 했고… 한국에 돌아와 교수로 일하며, 기업과 연계하는 산학 협력을 진행하며 창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의료기술 개발사업, 국책과제 등에에 참여해 시장을 파악할수록 ‘우리가 직접 해보자’라는 생각이 커졌다.

IT동아: 산학 현장의 전문가들이 모여 창업한 셈이다.

유 대표: 맞다.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이다(웃음). 최근 초음파 검사기 판매 계약을 맺으면서, 나름 자신을 얻고 있다. 11월내 모두 계약을 완료할 예정인데, 현장에서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대리점에서 우리 제품을 마음에 들어한다. 성능, 기능적인 부분을 떠나서 기존 초음파 검사기보다 작고 가벼운 휴대성 등도 인정해 주고 있다. 의료기기 관련 인허가를 마무리하는 11월말부터 현장에서 초음파 검사기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후 초음파 패치와 모니터링 관련 장비를 고도화해 하나씩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년 동안 준비하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의료 현장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했다. 실제 제품을 개발하고 디자인하며 필요한 것을 갖췄다. 이번에 의료 학술회에 개발한 초음파 검사기를 들고 참여했는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첫 참가라 두려웠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의사들로부터 같이 연구하자는 요청도 있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었다(웃음).

지난 KUA 2022에서 개발한 초음파 검사기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엣지케어

앞으로 전시회, 학술회 등에 꾸준하게 참여할 예정이다. 11월, 12월 행사 참가도 예정되어 있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행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초음파 검사기는 의사가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환자에게 위험하지도 않다. 초음파를 통해 환자들이 보다 편안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엣지케어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itdonga.com

* 다음 [스케일업 x 권역 BI] 엣지케어 2부는, 비즈니스모델 분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이터스의 황현철 대표가 엣지케어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해 앞으로의 대응 전략을 조언합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