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IT/의학

이틀 600kcal 단식, 근력 채워 66세 송곳 발리…반가운 테니스 열풍 [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입력 2022-07-03 11:00업데이트 2022-07-03 14:5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MZ세대 뜨거운 열기에 용품 시장 과열
농협대회 2030여성 10분 만에 참가 마감
명장 주원홍 회장 60대 건강 유지 효과
라켓 통한 네트 너머 세대 소통
적절한 간헐적 단식과 꾸준한 테니스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회장(66).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일과 3일 경기 고양시 농협대 코트는 뜨거운 태양 만큼이 테니스 열기가 뜨거웠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NH농협은행(은행장 권준학) 아마추어 테니스오픈이 3년 만에 다시 열렸기 때문. 인천시 송도 국제테니스장에서 분산개최된 이번 대회는 11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물려 성황을 이뤘다.

최근 테니스 관심이 높아지면서 2030 세대의 참여도 늘고 있다. 2022 NH농협은행 올원(ALL ONE) 아마추어 테니스오픈에 출전한 선수들이 라켓을 부딪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라이언컴퍼니 제공

최근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NH농협은행 아마추어 테니스오픈에 출전한 2030 여성 출전자들이 복식 경기를 하고 있다. 라이언컴퍼니 제공

● 운동효과 크고 세련된 패션 주목
특히 올해 신설된 2030 여자루키부는 42개팀(84명) 참가 신청이 10분 만에 마감됐으며 대기 팀만 100개가 넘었다는 게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의 설명이다. 2030 여자루키부는 구력 3년 이하인 20, 30대 여성을 참가 대상으로 했다. 최근 테니스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30도 중반의 무더위에도 선수들은 파워 넘치는 양손 백핸드 스트로크와 정교한 네트 플레이로 굿샷을 연발했다. 화려한 색깔의 민소매 티셔츠, 나풀거리는 주름 치마, 원피스 경기복 등 의상도 주목을 받았다.

테니스를 취미로 삼는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SSG닷컴의 1~3월 테니스 용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210% 늘었다. 이 가운데 테니스 라켓 매출 증가율이 229%를 기록했다 일부 라켓과 신발 등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시설이 좋은 테니스 코트도 골프장처럼 부킹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실내 테니스장이 늘고 있으며 신종 연습장까지 생겼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사는 테니스 애호가인 회사원 김 모 씨는 “동네에 코인 노래방처럼 코인 테니스장이 새롭게 등장했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저녁 시간에 혼자 편하게 몸풀기에 제격이다. 테니스 산업이 이 정도로 커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삼성 테니스 감독으로 이형택(왼쪽)을 키우고 대한테니스협회 회장 시절 이덕희(가운데)를 후원한 주원홍 회장. 동아일보 DB

● “운동하는 학생이 지론, 테니스 열기 반가워.”
이같은 테니스 저변 확대가 누구보다 반가운 사람이 있다. 테니스 지도자 시절 이형택, 정현, 전미라, 조윤정 등을 발굴하며 ‘미다스의 손’으로 이름을 날린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회장(66)이다. 한국 남녀 테니스의 역대 세계 최고 랭킹과 사상 첫 투어 대회 우승이 모두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60대 중반을 넘긴 요즘 주 회장 역시 1주일에 서너 번 테니스를 치며 생활의 활력을 찾고 있다. 과거 테니스 선수 시절보다 플레이 재미와 매력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 “하루에 2시간 넘게 단식과 복식을 서너 게임하면서 땀을 흘리면 몸이 개운해져요. 머리는 맑아집니다. 코트를 통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요.”



선수로 뛰다가 은퇴 후 미국 유학을 떠난 주 회장은 선진 테니스를 익힌 뒤 1985년 귀국 후 역대 최연소 테니스 감독이 됐다. 20대 나이로 제일생명 사령탑을 맡은 그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일반 학생을 줄기차게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주 회장의 아들은 변호사로 일하며 테니스 선수 수준의 실력을 지녔다.

주 회장은 “테니스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테니스가 야외활동 가운데 운동량이 많고 골프처럼 고급스포츠 이미지가 남아 있는데다 SNS 활동에도 적합하기 때문인 거 같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상담 거쳐 50일 단식 프로그램 단행 후 효과”
주 회장이 처음 테니스를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인 1969년. 선수, 코치를 거쳐 대한테니스협회 회장 등 스포츠 행정가로 반세기 넘게 이어온 라켓과 인연이 끊어지는 줄 알았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술자리가 늘면서 건강이 나빠졌다. 키가 173cm인 그의 체중은 89kg까지 올라가 간 기능 수치도 치솟았다. 선수 때 다친 무릎 통증이 재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은 많아진 반면 야외활동은 쉽지 않았다.

주 회장은 적신호가 켜진 몸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아예 굶은 건 아니다. 전문가의 면밀한 상담과 진찰 후 50일 단식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처음 20일은 차, 소금, 조청 등만 들다가 15일은 생식으로 하루 두 끼를 소량만 먹었다. 나머지 15일은 현미, 익힌 나물 등으로 회복식을 했다. 효과는 좋았다. “몸무게가 12kg 빠졌어요. 정신이 맑아지고 숙면을 취하면서 아침잠도 줄어들어 일찍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몸에서 독소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주 회장은 2년 가까이 월 1회 정도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 금~일요일에 2박 3일 동안 8끼니를 차만 마시다가 죽으로 서서히 식사를 시작하는 루틴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주 회장은 “주말에 굶으면 2kg 정도 빠진다. 예전엔 맥주, 라면을 먹으면 설사가 났는데 장도 좋아진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하루 200kcal 미만 섭취 제한…전문의 체크 반드시 거쳐야”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단식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목적을 위해 음식과 음료의 섭취를 자발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다. 1일 200kcal 미만으로 섭취 에너지를 극도로 제한한다.

경희대한방병원 송미연 교수(한방재활의학과)는 “일정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하면 음식을 필요 이상 많이 먹는 것을 예방하고 소화기관에 휴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또 “우리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이 쌓이게 되면 대사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한방에서는 습답이나 어혈이 축적되었다고 한다. 적절한 절식을 통해 비정상적인 대사산물 제거, 기혈 생성 기능 회복 및 심신의 올바른 대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허수정 차의과대학 교수(스포츠의학)는 “5일 식사, 2일 500~600kcal 정도로 칼로리를 제한해 식사하는 5:2 간헐적 단식은 체중 조절, 신진대사 건강관리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또 “단식 기간 외에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식 기간에는 격한 운동은 피하고 스트레칭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기존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단식에 앞서 의료진과 상담 및 진료가 선행돼야 한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평소 당뇨병으로 먹는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단식에 따른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체중관리를 위해서는 섭취 에너지와 소비 에너지의 균형이 중요하다. 체중은 먹는 것과 운동량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라이프스타일, 생활 습관에 따른 수면, 생활 활동량, 식사 시간과 타이밍 등 여러 가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식사, 운동 뿐 아니라 올바른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한다.

노년층이 부상 없이 안전하게 테니스를 치려면 무엇보다 관절 건강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 얘기다. 허수정 교수는 “관절의 유연함, 관절 안정화를 위한 주변 근육들의 적절한 근력이 필요하다. 개인 운동이나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이와 같은 것들을 관리할 수도 있다. 준비운동과 테니스 후 관절 주변이 잘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회복 운동이 더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꾸준한 체중 관리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까지 줄인 주 회장은 테니스를 오래 치기 위해 평소 유연성과 근력 강화에도 신경 쓰고 있다. 스트레칭과 하루 30,40분 실내 자전거로 하체 근력을 키우려 한다. 그 덕분에 테니스를 칠 때 스피드가 살아나고 날카로운 발리의 위력이 커졌다.

서울 송파구에 테니스 코트를 운영하고 있는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회장. 보라색 코트와 편의 시설을 갖춘 클럽하우스가 호평을 받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테니스 코트 개장으로 스포츠 문화 사랑방 역할”
주 회장은 최근 서울 송파구에 테니스 코트(2개면)를 개장해 직접 운영에 나섰다. 보라색을 입힌 하드코트와 테니스와 관련된 아트 컬렉션이 즐비한 클럽하우스는 테니스 동호인 사이에 주위에 흔치 않은 명소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주 회장은 “운동할 곳을 찾기 힘든 선수와 주니어 선수들의 훈련 편의를 제공하고 싶다. 선수 육성을 책임지고 있는 코치들의 사랑방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회장은 또 자신의 이름을 딴 ‘JW 스포츠 앤 아트 파운데이션’을 출범시켜 스포츠와 예술 유망주를 발굴하고 후원할 계획도 하고 있다. 되찾은 건강으로 새로운 의욕이 넘치고 있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kjs0123@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IT/의학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