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말 지구 온도 4도 오르고, 하루 800mm 폭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9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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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처럼 계속 증가한다면 약 80년 후에는 지구 평균온도가 2000년에 비해 약 4도 상승하고, 일부 지역에선 하루에 800mm 이상의 비가 내리는 극한 기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악셀 팀머만 한국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장 연구팀은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 복합지구시스템모델그룹과 함께 반복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9일 국제학술지 ‘지구시스템 역학’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평균 0.8~0.9%가량씩 증가해 2100년에는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세계 각국이 추진하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2010~2019년 연평균 증가율 1.4%보다 증가율이 소폭 감소하는 경우를 상정했다.

사진 뉴시스
사진 뉴시스
연구진은 15개월에 걸쳐 ‘대규모 앙상블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기후 분야에서 초기 조건과 변수를 다양하게 설정해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을 100회 가량 반복하는 연구기법이다. 1850~2100년 평균기후와 수일 주기의 날씨, 수년 주기의 엘니뇨, 수십 년 주기의 기후 변동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 100km의 공간 해상도로 미래 기후 변화 양상을 시뮬레이션했다. 지구를 100km 격자로 나눠 각 격자에서의 기온과 바람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기후 관련 변수를 계산했다는 의미다.

연구결과 약 80년 뒤에는 전 지구 평균온도가 2000년 대비 약 4도가 증가하고 강수량은 약 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 태평양 지역의 경우 하루에 100mm 이상의 비가 내리는 날이 지금보다 10배 늘어나고, 일부 지역에선 일 강수량 800mm의 극한 기후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0년 전국 평균 연 강수량 1591.2mm였다. 하루 강수량이 800mm에 이른다면 1년 동안 내릴 비의 절반이 하루에 쏟아진다는 뜻이다.

연구를 주도한 키스 로저스 IBS 기후물리연구단 연구위원은 “온실가스 배출로 호우·혹서 등 극한 기후 현상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물론 계절 주기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reborn@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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